[기고] 우리가 복 받는 길
[기고] 우리가 복 받는 길
대전주님의교회 박기성 목사
  • 이승주 기자
  • 승인 2020.03.03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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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주님의교회 박기성 목사
대전주님의교회 박기성 목사

일본의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쓴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에 감자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안데스 산맥 주변이 원산지인 감자는 16세기에 유럽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감자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 식물로 울퉁불퉁한 겉모양 탓에 이것을 먹으면 한센병에 걸린다는 미신이 퍼졌고,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서 이것을 먹은 사람들에게 현기증과 구토를 유발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에 감자는 한동안 ‘악마의 식물’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화형에 처해지기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선입견 때문에 식용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감자는 지독한 흉년과 전쟁을 거치면서 통치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감자에 대한 선입견이 문제였습니다. 이에 통치자들은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금지된 것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갖는 인간 심리를 역이용한 것입니다.

프로이센(독일) 국왕 프리드리히 2세는 ‘앞으로 이 나라에서 감자는 귀족만 먹을 수 있다.’라는 공고를 냈고, 감자밭에는 군대를 배치하여 경계를 서게 했습니다. 군대까지 배치할 정도로 감자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 작물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면서 호기심을 자극한 것입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프랑스의 루이 16세도 비슷한 책략으로 감자 보급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국영농장에 감자를 전시 재배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파수꾼을 보내 감시하게 하고 다음과 같은 문구의 표지판을 세워놓았습니다. ‘여기에 심은 것은 감자라는 작물로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해 앞으로 왕족과 귀족의 먹을거리로 삼고자 한다. 따라서 이를 훔쳐 먹는 자는 엄하게 처벌할 것이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 사람들은 경비가 느슨한 밤에 야음을 틈타 감자밭에 침입해 감자를 서리해 갔습니다. 그렇게 감자는 서서히 국민들 사이로 널리 퍼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인간에게는 창조된 처음부터 금지된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에덴동산 중앙에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아담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 2:17)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담은 하나님이 그에게 배필로 주신 하와와 함께 그 열매를 따 먹고 말았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직역하면 ‘선과 악의 지식의 나무’입니다. 여기에서 ‘지식’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다아트’는 ‘이해, 지혜, 재능, 상식, 생각, 논리’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금지된 열매를 따 먹음과 동시에 자신만의 ‘이해’와 ‘상식’과 ‘생각’과 ‘논리’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본래 ‘판단’은 하나님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지식의 나무 열매를 먹은 후부터 자신의 이해와 생각과 논리로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인간이 금지된 열매를 따 먹음으로 비로소 “인간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호기심과 선택에 대한 결과는 불행이었습니다. ‘내 생각에는’ ‘내가 이해하기에는’ ‘내 상식으로는’이 자유의지를 행사함으로 비로소 ‘인간’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그 결과는 비참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인간을 벌하기 위해 선물로 가장한 상자를 판도라에게 준 제우스가 아닙니다. 또한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지식의 나무를 금지한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그것이 ‘하라’는 것이든, ‘하지 말라’는 것이든 모두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먹음직’하고 ‘보암직’해도 하나님이 금지한 것에는 관심을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가 복 받는 길입니다(신 30: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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