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현대판 조선 왕조 ‘문산군’을 보는 것 같다
[충남시론] 현대판 조선 왕조 ‘문산군’을 보는 것 같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20.03.0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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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 있는 문산군 2년 말의 얘기다. 임금인 문산군은 덕이 없어 즉위 하면서 백성의 삶은 날로 피폐했고, 조선팔도 곳곳에서는 각종 재앙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임금이 정권을 찬탈한지 6개월 후 홍수가 일어나 집들이 떠내려갔고, 남쪽 지방에서는 땅이 흔들려 많은 가옥이 파손됐다. 

때문에 전국 유생들의 과거가 1주일 넘게 유예되기도 했다. 파주에서는 가축병이 창궐하여 닭과 오리 수천마리가 떼 죽음을 당해 땅에 묻었다. 바다에서는 낚시배가 물자를 운반하는 배와 충돌하여 많은 백성이 산채로 수장되기도 했다.

충청도에서는 마을 쉼터에서 불이 나 백성이 불에 타 죽기도 했다. 이처럼 문산군이 임금이 된 후 각종 재난이 쉬지 않았는데 어느 때는 하루에 한번 오던 재앙이 세번이 닥치기도 했다.

북방의 오랑캐 병사가 중상을 입고 목숨을 구하러 월경을 했어도 임금이 싸움이 두려워 추격해온 적을 물리치지 못했다. 문산군은 청나라에서 검은 연기를 보내어 도성 내 백성들이 숨 쉴 수가 없게 됐어도 눈치를 보느라 백성들에게 수레탓으로 돌려 도성 내 수레 진입을 금지시켰다. 

해마다 청나라쪽에서 불어오는 모래 먼지와 검은 연기로 하늘을 뒤덮을 때면, 백성들에게 아궁이에서 나오는 연기가 잘못이라며 아궁이 사용을 어명으로 금지 했다. 어수선한 와중에도 조세와 공납은 올리자 백성들은 임금을 원망했다.

북방 오랑캐에게는 침입을 막기 위해 사신과 진상품을 보내 달랬고, 한민족이라면서 백성들로 부터 빼앗은 물자를 건네 주어 백성들을 좌절시키기도 했다.

한 때는 청나라에서 역병이 돌아 조선까지 창궐했으나, 청나라 사람들이 자유롭게 한양 및 팔도에 돌아다니게 하고 백성들에겐 청나라 사람들을 섬기도록했다. 그 바람에 조선의 백성들은 역병에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다.

춘 삼월 청나라 유학생이 조선으로 들어오자 문산군은 유학생들에게 역병 치료를 명하라는 어명을 내리기도 했다. 

임금은 광대들을 궁에 불러 성대한 연회를 열기에 급급했으니 어찌 왕이라 할수 있었겠는가?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후 전 세계로 확산되는 우한폐렴사태 이후 SNS에서 ‘문산군 3년’이라는 글이 올라 주목받았다.

중국 우한폐렴이 국내에 확산돼 전국에 사망자는 30여 명을 넘고 있으며, 확진자도 6000여 명을 향해 치닫고 있어 국민들은 불안속에 살고 있다. 의료 시설과 의료인은 크게 부족한데다 국민들은 마스크 조차 쉽게 살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재해를 예방 차원에서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치 못해 안타깝기만 하다. ‘재해’는 전염병도 포함되어 있어 국가가 적극적으로 방역에 나서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대한의사협회가 7차례나 경고했고, 국민들도 청와대 청원에 100만여 명이 참여했는데도 중국인 입국 제한이 제대로 않돼 감염국가가 돼 국민을 분노케 했다. 

속담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물길을 가래(포크레인)로도 막을 수 없게 됐으니’ 국민들은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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