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한폐렴 추경·정치적 예산으로 조정하라
[사설] 우한폐렴 추경·정치적 예산으로 조정하라
  • 충남일보
  • 승인 2020.03.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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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6조2000억 원을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세출 기준으로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의 추경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세금을 얼마나 깎아줄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메르스 추경 규모 보다 얼마가 편성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우한폐렴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메르스 사태를 능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만큼 메르스 추경을 넘어서는 ‘슈퍼 추경’이 요구된다.

외환위기 시절과 세계금융위기 등을 상기한다면, 우한폐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우한폐렴 사태 후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지표로 확인되고 있고 그 충격파는 내수를 지탱하는 서비스업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항공기 탑승객 수도 급감했고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도 형편없이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80개국을 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이미지가 바닥을 찍고 있다.

이 여파로 놀이공원,·영화관, 숙박업소,·백화점,·음식점 등의 매출이 급락하는 등 주요 서비스업들 모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때문에 이번 추경 편성에는 기준과 원칙에 지나치게 얽매여선 안 된다.

이번 사태로 당장 생계가 막막하게 된 국민들을 도와 주야겠다는 정책이 ‘딴 세상의 얘기’로 들릴 수 없노록 해아 한다. 일감이 끊긴 저소득층이나 일용직 근로자, 취업문이 막힌 청년 구직자, 무급휴직을 강요받는 중소기업 근로자 등에 대해 지원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추경은 시간이 걸리니 우선 예비비를 풀어 병의원·의사·간호사, 특히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에게 제공된 도시락과 우리 의료 요원들의 식사를 비교한 사진이 SNS에 오르는 일은 다시 없으면 좋겠다.

격무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숙식의 질을 당장 개선하고 충분한 보상도 해주기 바란다. 피해가 집중된 업종들은 이번 사태가 끝날 때까지 회복을 기대할 수가 없는 처지이여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약만 올리는 것은 않된다. 

여행 업계등 서비스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책은 우한폐렴 사태로 인한 총체적 경제 난국에 대한 내수 진작 대책이지 영세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아니다. 영세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너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 중소기업까지 확대해 지원 대상을 넓혀야 한다.

이런 ‘정치적’ 예산은 나중에 사태가 수습되고 경제가 좋아진 뒤 시기를 맞춰 좋은 세출 조정 항목으로 맞춰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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