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학생들에겐 ‘혼돈의 카오스’
온라인 개학, 학생들에겐 ‘혼돈의 카오스’
개학식·출석 체크·수업 방식도 각양각색
혼란스러운 학생들 “이럴 거면 차라리 학교에 보내 달라” 호소
  • 김일환 기자
  • 승인 2020.04.12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지난 9일 처음으로 시도된 온라인 개학에 많은 학생이 불편함과 혼란스러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10대 고민 나눔 앱 ‘나쁜기억지우개’가 최근 자체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을 맞은 청소년들은 사이버 수업의 흥미, 집중도, 교과 이해 면에서 과반수가 ‘불편하다’ 혹은 ‘최악이다’라는 평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식과 수업 방식은 천차만별이었다. 시범 수업인 탓에 개학 첫날이었지만 개학식을 생략하고 바로 수업을 진행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교장 선생님이 훈화 말씀과 교가 부르기 등 전통적인 개학식을 그대로 진행한 학교와 교장 선생님이 직접 찍은 학교생활 브이로그(v-log)를 틀어주는 학교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출석 여부 확인 역시 지도하는 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선택하면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다. 카카오톡, 밴드 등 메신저 앱으로 출석 체크를 하거나 수업 알림장 및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확인 표시를 하는 간단한 방법부터 화상 채팅으로 얼굴도장 찍기, 수업 청취 실시간으로 확인, 영상 시청 후 과제 제출로 출석 체크 등 다소 엄격한 방법까지 여러 가지였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학생들과 선생님의 수업 준비는 비교적 원활했다고 평가했지만, 서버 불안정, 영상과 소리 끊김, 회원가입 오류, 스마트폰과 컴퓨터 혼용 불가 등 온라인 수업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엄청난 불편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그 외 사이버 수업 중 불편한 점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지루함, 낮은 집중도, 화상 채팅 강요로 인한 부담, 너무 짧거나 너무 길어지는 등 수업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점,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 없는 것, 설명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 준비 부족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꼽았다.

사이버 수업의 좋은 점으로는 학교 갈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점, 마스크를 낄 필요가 없는 점, 편한 환경, 자유로운 시간 조절, 영상 강의의 경우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다시 볼 수 있는 점, 수업 시간에 딴짓해도 지적받지 않는 것을 꼽았다.

사이버 수업에서 개선할 점으로는 서버 증설과 제대로 된 강의 준비,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수업, 선생님과 과목별 수업 가이드라인 통일 등을 요청하며 “차라리 학교에 가고 싶다” “코로나 사태가 안정돼서 쉬는 시간에 친구들을 보고 싶다” 등 현재 임시 개학에서 빨리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비쳤다.

나쁜기억지우개 이준호 대표는 “사이버 개학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불편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다소 안타까움과 어른으로서 미안함을 느낀다”며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 아이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일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온라인 개학에 대한 의견 조사’에는 총 253명이 참여했고, 그중 중학교 3학년생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설문조사는 구글 설문지를 이용해 4월 9일 하루 동안 진행됐으며 전체 결과는 나쁜기억지우개 홈페이지 내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