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구 종말이 온다해도 사과나무를 심자
[사설] 지구 종말이 온다해도 사과나무를 심자
  • 충남일보
  • 승인 2020.04.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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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코로나19라는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치러졌다.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결말이 났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사태로 뽑혔다.

코로나19가 선거 이슈를 덮어버리면서 통합당이 이번 총선의 키워드로 잡았던 ‘정권심판론’은 민심을 잡기에 역부족했다. 지금까지 우리 국회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데다 무능 정치의 전형을 보여 줬다.

그래서 ‘동물국회’를 재현하며 당리당략에만 매몰된 채 임기와 세비를 허비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21대 총선에서 뽑힌 선량들은 20대 국회처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국회의원의 권리를 행사하길 바란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한계는 분명했으나 이런 객관적 여건이 참패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객관적 여건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참패한 통합당은 여기서 실패했다는 이유를 내세우기 보다 ‘혁신’은 말잔치였었음을 깨닭고 반성해야 한다.

통합당은 이제라도 말 그대로 뼛속부터 바꿔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역대 여느 선거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미래통합당이 얻었기에 정치적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대구경북의 민심은 문 정권의 거듭된 실정과 폭주에 대한 지역민의 분노가 어느 수준인지를 극명히 보여줬기에 민심을 무겁고 진중하게 받나들여야 한다. 때문에 대구, 경북의 민심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을 제대로 한 중요한 가치라고 판단해야 한다.

최악의 20대 국회에 대한 실망감이 워낙 컸던 탓에 정당들은 뼈를 깎는 쇄신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면서 구태를 되풀이 하지 말기를 당부 한다. 우리 국회는 언제 국민들로 부터 박수를 받을지 걱정이다.

총선에서 당선된 후보와 지지자들은 웃을 테고, 반대로 떨어진 쪽에서는 실망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4년 후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인들은 국회에 입성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지역민들의 지지는 실망과 분노로 바뀔 것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 는 중세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명언처럼 정치권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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