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거짓말 구별법
[양형주 칼럼] 거짓말 구별법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20.04.1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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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거짓말 구별법>이란 재미있는 대담프로가 나왔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쉽게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시간이 갈수록 거짓말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순간부터 내가 하는 말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뛰어난 기억력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큰 거짓말일수록 눈이 돌아가고 머리를 굴리고 말이 느려진다. 

사건의 전후를 논리적으로 꿰어 맞추면서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계속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짓말은 디테일에 약하다.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그냥 크고 굵직한 것만 대략적으로 말한다. 여기에 왜? 누구랑? 언제? 구체적으로 어디서? 날씨는 어땠는데? 뭐 이런 질문을 하면 버벅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버무리며 대답을 하는 것이 이전에 한 말과 다른 대답인 경우가 많다. 

범죄심리학이 제시하는 진실을 구별하는 원칙이 몇 가지 있다. 진실은 첫째로, 전반적인 일관성이 있다. 서로 다른 사건들을 산발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일관성이 있다. 둘째, 시간순서로 조리있게 이야기하지 않고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여기에 불필요한 이야기가 덧붙고,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게 느껴지는 엉뚱한 세부 묘사가 들어가기도 한다. 

신약성경에 예수께서 부활하신 것을 본 증인들의 이야기를 보도하는 기사들은 위의 원칙에 부합한다. 전반적인 일관성이 있으면서, 굳이 필요 없는 엉뚱한 세부 묘사가 들어간다. 

베드로와 요한이 달리기 경주를 한 이야기(요 20:3-5), 여인들이 이른 새벽부터 달음질한 이야기(마 28:8)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성경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 요즈음 우리 사회는 이곳 저곳에서 거짓말이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는 그 말의 논리적 일관성과 세부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여 들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분별하고, 감추려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바로 분별하고 바로 설 수 있는 지혜가 우리 개개 모두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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