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유 값 생수값 돼도 생산은 멈추지 않는다
[사설] 원유 값 생수값 돼도 생산은 멈추지 않는다
  • 충남일보
  • 승인 2020.04.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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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고가 넘쳐나고 원유저장 시설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 원유업계들이 앞다퉈 원유를 팔아치우는 비정상적 거래(오버 롤)로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당분간 원유 공급과잉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도 저유가 시대에 대비해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최근 유가 급락에 따른 ‘수출기업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은 불안하다. 사상 초유의 유가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세계 원유 생산업체들이 되레 웃돈까지 얹어 주며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

원유 생산업체들은 급박한 상황에 진화에 나서 어떻게든 유가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 1986년에 산유국 간 감산 협상이 결렬된 직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선언한 뒤 유가 급락 사례가 있었으나 당시 미국의 개입으로 사태가 해결되긴 했다.

이번 원유 하락 전쟁도 비슷하나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때문에 각 원유생산국은 국가 비축유로 쓸 원유를 싼값에 대량 확보하면서 디플레이션 방지 등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원유 생산업체가 돈을 얹어주고 원유를 팔아야 하는 경우가 됐다. 기름이 남아돌면서 원유 저장 공간이 없어 더 이상 보관하지 못하기 때문에 웃돈을 줘서 내보내는 상황으로 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긴 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 후폭풍의 상징적인 현상이다. 이같은 상태는 전 세계 항공망은 물론 많은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에 산유국 모두가 버티기 힘들 지경이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도 항공업계를 비롯, 여행, 자동차, 화학 등 전 산업, 전 기업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국내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아예 씨가 말랐고 정제 마진(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수송비 등을 뺀 것)이 크게 나빠진 정유업계도 휘청대고 있다.

코로나발 유가 폭락 후폭풍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위기의 쓰나미는 시시각각 국내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시장에서는 생수보다 쌀 정도로 기름 값이 떨어져도 산유국들이 계속 원유를 캐내애야 한다. 때문에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해괴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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