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문제점부터 보완하라
한미 FTA 문제점부터 보완하라
  • 충남일보
  • 승인 2007.02.0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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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대한 우려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모일간지는 정부가 한미 FTA 본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투자자-국가 소송제도’를 보장하는 협정문을 미국에 보냈고, 이후 구성된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점검 테스크 포스’회의에서도 관계부처 장관들과 민간전문가들이 ‘소송에서 국가가 패소할 경우 내국민 차별로 헌법의 평등권을 해칠 수 있다’는 위헌가능성 지적했음에도 이를 묵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이제도의 심각성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여 한미 FTA체결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난을 다시 한 번 피할 길이 없게 됐다.
또한 같은 날(1일)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공동조사를 통해 한-미 FTA를 통해 ‘투자자-국가 소송제’가 도입되면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각종 정책과 그린벨트 지정 등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이 무력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의 ‘투자자-국가 소송제도’를 도입할 경우 국내 부동산 정책 관련 법률 중 21개가 이 제도와 충돌한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각종 부담금 제도나 용도제한 등 정부의 조치들이 소송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외국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내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판이다.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는 외국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의 목적으로 한다. 소송이 벌어질 경우 중재 과정에서 투자자의 피해 액수 및 피해와 관련한 정부의 책임만을 규명할 뿐, 투자자의 경제적 행위를 제한한 정부의 정책적 필요나 이와 관련된 해당국가의 손해, 해당 국민들의 삶의 질 저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이러한 ‘투자자 -국가 소송제’가 도입될 경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조치도, 국민 생활의 기반이 되는 공공서비스정책도,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도 투자자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행해질 수 있다. 결국 국가의 정책결정권이 투자자의 이익에 종속되고 국민의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속출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투자자-직접 소송제도’에 대한 정부의 면밀한 검토와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정부는 문제를 진단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에는 무지했고,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겸손함마저 갖추고 있지 않다. 이제라도 한미 FTA 체결에 앞서 대응책부터 마련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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