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난성 글로 얼룩진 ‘태안군청 홈페이지’
[기자수첩]비난성 글로 얼룩진 ‘태안군청 홈페이지’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8.08.12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안군청 홈페이지가 네티즌들의 비난성 글로 쑥대밭이 된 듯하다.
지난해 말 기름유출사고의 늪에 빠져 있을 때 ‘태안을 살려야 한다’며 열일 제처 두고 태안으로 달려왔던 국민들.
그들은 올 여름에도 친구 혹은 가족들과 함께 태안에서 휴가를 보내며 태안 살리기에 일조한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 지역을 찾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겨울 기름폭탄을 맞고 시름에 잠겨 울먹이는 주민들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태안 앞바다에서 손을 호호 불며 자원봉사를 했던 분들이다. 헌데 이들이 즐거워야 할 여름휴가를 마치고 왜 ‘배은망덕(背恩忘德)’이란 사자성어까지 들먹이며 다신 태안에 오지 않겠다는 것일까?
본인만 오지 않으면 될 일을 마치 선동이라도 하듯 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가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태안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을 지적했다.
기자는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피서 절정기인 지난 주말 몇몇 곳은 직접 들러보고 몇몇 곳은 이용객들을 통해 실태를 파악했다.
소원면 모 해수욕장내 한 모텔은 초여름 1실 1박에 4만원씩 받던 것을 15만원씩, 33㎡ 남짓한 펜션은 하루에 30만원씩 받고 있었다.
또 어떤 해수욕장내 간이슈퍼는 700원짜리 쭈쭈바 1개에 1500원, 750원짜리 라면 1봉지 1500원, 얼린 생수 1병에 3000원씩 받는 등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확인돼 개장식 때 주민들 스스로 밝혔던 ‘바가지요금 근절 자정결의’를 무색케 했다.
게다가 손님이 좀 있다싶은 음식점의 불친절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태안군은 올 여름 피서객 수는 예년의 20%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태안 앞바다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음을 널리 알리기 위한 각종 이벤트와 축제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피서객 수가 바닥을 치는 것은 기름사고의 후유증과 고유가, 경기불황 등이 1차적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올여름 태안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바가지요금’과 ‘상인들의 불친절’ 등에 실망해 태안을 외면한다면 ‘관광태안’의 명성을 되찾기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메뚜기도 한철인데 뭐, 예전에는 안 그랬나?”하는 식의 발상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태안군 등 관계기관은 피서철 가시적인 단속활동을 펴는 한편 바가지요금 등 특별단속반을 편성해 상시 가동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역 상인들도 이윤추구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상도덕을 지켜 영업함으로써 태안이 예전처럼 ‘사계절 국민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