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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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원형 인안나, 이쉬타르의 탄생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4.02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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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쉬타르 여신. 사자와 올빼미는 그녀의 상징이며, 권력과 법의 상징인 왕홀과 자를 들고 있다.
아프로디테 여신은 어디에서 태어나서 어떻게 키프로스 섬에 도착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성장했을까?
기원전 3500년경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에 둥지를 틀었던 수메르인들과 이들의 뒤를 이어 악카디아인(기원전 2,34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기원전 2,000년경)가 도시국가를 형성하며 기술과 법률과 예술과 신화를 만들어냈으며, 이것들은 그리스, 로마문명, 히브리 성서문학의 비옥한 토양이 되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기원전 3400년 경- 기원전 539년에 걸쳐 이룩되었으며, 그 시기는 구(舊) 수메르 시대(기원전 3000-2300), 셈족의 사르곤 왕이 세운 악카디아 시대(기원전 2340-2100), 우르 3왕조로 시작되는 신 수메르시대(기원전 2100-2000), 함무라비 왕의 구 바빌로니아 시대(기원전 2000-1600), 힛타이트 침입(기원전 1595)이후 칼데왕조 네부카드레짜르(느브갓네살)의 신 바빌로니아 시대(기원전 625-539)로 구분된다.
필자가 인용한 글들은 지구라트를 만들고 ‘길가메쉬 서사시’를 완성하며 수메르 문화의 마지막 불꽃을 피운 우르 남무 왕 때의 것들이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우루크 왕 길가메쉬와 그 친구 엔키두의 모험을 그린 서사시이며, 길가메쉬는 기원전 2650년경 실존했던 수메르 왕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원형도 수메르 신화의 두무지와 인안나 이야기, 그리고 바빌론 신화의 탐무즈와 이쉬타르 여신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성서에도 등장하는 신들이다.
인안나-이쉬타르-아프로디테로 이어지는 사랑의 여신은 기원전 6세기 경 예언자 에스겔이 탐무즈를 위해 애도하고, 아스다롯을 숭배하는 예루살렘 여인들에게 우상을 섬긴다며 비판했듯이, 중동과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건너가 아름답고 우울한 사랑이야기로 거듭나게 되었다.
성경에서 언급되는 담무스와 아스다롯이라는 신들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그 내용을 우선 살펴보자.

야호아의 전으로 들어가는 북문에 이르시기를 보니 거기 여인들이 앉아 담무즈를 위하여 애곡하더라.(에스겔서8: 14-15)
솔로몬 왕이 바로의 딸 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하였으니… 왕은 후비가 칠백이요, 빈장이 삼백 인이라… 솔로몬 왕이 늙어 왕비들이 마음을 돌이켜 다른 신들을 좇으므로…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을 좇고, 암몬 사람의 밀곰을 좇았다(열왕기상11:16)
여호와 즉 야훼가 에스겔을 데리고 야훼의 성전이 있는 북문으로 가보니 거기에는 여인들이 탐무즈 신을 위해 슬피 울고 있더라는 것이다.
또 솔로몬 왕이 파라오의 딸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칠백 명이나 되는 후궁을 맞이했는데 왕이 나이가 들어 사랑을 나눌 수 없게 되자 여인들이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아스다롯 즉 이쉬타르 여신을 숭배하였다는 것이다.
아프로디테의 원형인 인안나는 수메르인들이 풍요와 다산, 사랑의 여신으로 숭배한 여신이며, 이 여신은 바빌론과 악카디아 인들에 의해 이쉬타르 여인으로 변색되며 ‘길가메쉬 서사시’에서도 등장한다.
인안나는 달의 신 난나의 딸로서 ‘하늘의 여주인’이며 금성의 신이다.
어느 날 그녀는 천계에서 살면서 지하세계로 내려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지하세계는 죽은 자만이 갈 수 있는 저승 즉 명부(冥府)를 뜻한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양치기 남편 ‘두무지’를 따라 뒤쫓아간 것이다.
인안나는 지하세계로 가기 전에 주권을 상징하는 왕관, 목걸이, 잣대와 측량하는 줄 등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걸친 후에 천계에 있는 신전을 참배하고 자신의 시종 닌슈부르를 불러 만일 지하세계에서 되돌아오지 못하면 대기의 신 엔릴과 달의 신 난나, 지혜의 신 엔키 에게 도움을 청하란 명령을 내렸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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