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현대판 고려장(高麗葬)
[데스크 칼럼] 현대판 고려장(高麗葬)
  • 최춘식 국장
  • 승인 2007.04.04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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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 부양의 기피풍조는 큰 사회문제로 되고있다.
김모 할아버지의 경우 여섯자녀가 다같이 부양을 기피한 것으로 결국 죽음에 이르렀고, 또 다른 예로 아들 넷을 두고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이 모할머니는 아들들이 가족회의를 열고 한두달씩 돌아가며 어머니를 모시기로 합의해 한달간격으로 서울 부산 등으로 옮겨다녔다 한다.
그런 생활을 해오다가 이모 할머니는 결국 협심증 등 노인병에 걸려 큰 아들집에서 치료받다가 자식들이 나를 부담스러워한다며 산에 올라가 나무에 목을매여 자살하는 비극 또한 있었다.
또 부산에는 80대 할아버지가 평소 적절한 생활과 외로움을 이기지못하여 세들어사는 2층안방 문고리에 목을매여 자살하는 비극이있었으며, 대전에 살고있는 박모 할머니는 신병을 비관한 나머지 높은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식들로부터 철저히 버림을 받고있는 노인들의 이러한 비극적인 일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어 자식을 둔 부모로서, 부모를 모시는 자식으로서 안타까움은 더해만 가고있다.
이와같은 일련의 자식들의 행위는 고려시대의 고려장(高麗葬)보다 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과거의 고려장은 당장 먹고살기 힘든 절박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에 비하여 현대판 고려장은 핵가족화에따라 늙은 부모를 귀찮아 하고 모시기 싫어하며 심지어 버려도 그만이라는 심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판 고려장. 이것은 자식을 낳아 길러준 부모를 버린다는 그 자체만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부모를 버리는 그 방법이 자식으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가증스럽고 또 다양하다는데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부모를 버리는 방법을 보면 몸이 편찮으시니 병원에 가보자고 하여 낯선곳에 내버려두어 아들은 보이지 않고 살던 집마저 찾지못하여 거리를 헤매이다 거리로 내던저진 할머니, 효도관광을 빙자하여 제주도에 가자고하여 제주도에서 버리고 돌아온 아들 며느리로 인해 거리의 천사가 된 할아버지. 이런 저런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자기의부모를 버리고 천륜을 버리는 금수와 같은 아들 딸들을 보다보면 우리사회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된 것일가 참으로 안타가운 심정뿐이다.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경우라도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의 사회적인 입장을 고려해 이러한 사실들을 밝히지 않는데다가 버려진 부모의 대부분이 기억력이 희미해저 보호소나 요양원 등에 넘겨진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모를 길거리에 팽기쳐 버리는 패륜적 행위는 분명 심각한 사회문제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도 문제해결을 모색해야함은 물론 부모를 모시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도 머지않아 노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노부모에 대한 효도심을 가져야 한다. 노부모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의 차원을 넘어 학대와 유기의 단계까지 이른 오늘의 현실은 우리사회의 전통윤리를 생각할 때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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