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과 정부 남겨진 사명 잊지말길
[사설] 대통령과 정부 남겨진 사명 잊지말길
  • 충남일보
  • 승인 2007.04.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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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후속대책을 놓고 정부와 대통령의 고민이 말이 아닌 모양이다.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하려는 정부는 이번 FTA가 국익을 위해 결코 손해가 아니며 이만큼 큰 경제규모를 지닌 대국으로서 자격이 충분히 있다는 논리다.
지난 WTO에 가입하면서도 당시 야당들은 사활을 건 반대를 했지만 이를 강행한 국민의 정부에 의해 결국 채택됐다. 훗날 WTO를 가입한 것에 대해 참 잘했다는 국민들의 평이 있었고 그러기까지에는 많은 출혈과 피해를 맛보아야 했다.
이번 FTA에 이어 정부는 곧 유럽 각국과 또 가까운 중국과도 FTA를 추진할 움직임이다. 벌써부터 이번 협상을 계기로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협상의 잘잘못은 지금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5년이나 10년 또는 그보다 훨씬 이후에 평가될 수도 있다.
분명 현정권이 추진한 것은 FTA라는 명분을 세워 이를 시작한 것이지 결코 이로써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협상을 위해 수년간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체결이 잘되었다며 국민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이것이 곧 성공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판이다.
문제는 이제부터이기 때문이다. 불을 보듯 훤히 불거진 감귤시장과 축산농가 등 피해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쌀을 제외한 농산물과 축산업, 수산산업을 위한 보존방법과 함께 이들의 자생능력을 키울수 있는 보다 면밀하고 체계화 된 계획과 실행이 있어야 한다.
지난 3일 한미 FTA 청와대 워크샵에서 대통령이 피해 상황을 보고하는 부처장에게 화를 내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아마 당초 기대치보다 훨씬 충격적인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에게 국민의 피해와 고통은 듣기 싫은 잔소리 이상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국민의 목소리는 들을 생각도 없었다고 봐야 옳다.
노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끝내고 가진 담화에서 오직 국민을 위해 내린 단안이었다고 했다. 집념의 리더십이라는 보수언론의 달콤한 용비어천가 뒷면에 대통령이 내친 서민의 고통이 새겨져 있다. 불행과 어려움은 함께 온다는 속담이 있다. 임기말에 찾아든 어려움을 어려움만으로 생각하는 한 국민에게 남겨지는 것은 고통과 절규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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