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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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쉬타르 여신의 지하여행(3)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4.08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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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세기경 바빌로니아의 이쉬타르 여신상. 왕권을 상징하는 측량기구(잣대)를 양손에 들고, 화살을 등에진 채 사자 위에 올라있다. 그녀는 사랑과 전쟁의 여신이다.
이쉬타르는 앞뒤 안 가리고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었네.
에레쉬키갈이 입을 열고 말했네.
“가라, 시종 남타르여. 내 궁전에 그녀를 가둬라! 그리고 그녀 앞에 60개의 고통을 풀어 놓아라.
그녀의 눈에는 눈의 고통을, 그녀의 옆구리에는 옆구리의 고통을,
그녀의 마음에는 마음의 고통을, 그녀의 발에는 발의 고통을,
그녀의 머리에는 머리의 고통을, 그녀의 신체 각 부분에는 각 부분의 고통을
그녀의 몸 전체에는 몸 전체의 고통을 풀어라!”

이쉬타르가 저승으로 내려온 후 세상의 황소는 암소를 거들떠보지 않고,
수탕나귀는 암탕나귀를 쳐다보지도 않고, 거리의 남자들은 처녀를 임신시키지 못하고,
남자들은 자신의 방에 혼자 있고, 처녀들은 자신의 방에 혼자 있네.

위대한 신들의 시종 팝수칼의 안색도 잿빛으로 변하며 쓰러졌네.
그는 상복을 입고, 긴 머리를 풀어 헤쳤네.
팝수칼이 에아 신에게 가서 말했네.
“이쉬타르가 지하세계로 내려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나이다.
그녀가 결코 되돌아올 수 없는 영토로 내려간 이래
황소는 암소를 거들떠보지 않고,
수탕나귀는 암탕나귀를 쳐다보지도 않고,
거리의 남자들은 처녀를 임신시키지 못하고,
남자들은 자신의 방에 혼자 있고,
처녀들은 자신의 방에 혼자 있나이다”

지혜의 마음을 가진 에아 신은 마음속으로 상상하며
내시 아수슈나미르를 창조하며 명령했네.
“가라, 아수슈나미르여, 되돌아올 수 없는 영토로 가거라.
되돌아올 수 없는 영토의 문이 그대를 위해 열릴 것이고,
에레쉬키갈도 너를 보면 즐거워 할 것이다.
그녀의 마음이 진정되고, 그대를 반가워할 때
위대한 신들의 맹세를 그녀에게 전하라.
그리고 그대의 머리를 들어 생명수 가방을 전달하거라.”

“군주여, 내가 먹고자 했던 그 생명수를 그들에게 줄 수 있게 간청하나이다”

이 말을 들은 에레쉬키갈은 자신의 종아리를 찰싹 때리고 손가락을 물어뜯으며 말했네.
“요청해서는 안될 것을 나에게 바라고 있다.
이리 와라, 아수슈나미르. 네게 큰 저주를 내릴 것이다!
도시의 홈통을 흐르는 음식이 그대의 음식이 될 것이고
도시의 하수구를 흐르는 물을 그대가 먹을 것이다!
두통과 갈증이 그대의 뺨을 엄습할 것이다”
에레쉬키갈이 그녀의 시종 남타르에게 말했네.
“일어나라, 남타르여. 법정의 문을 두드려라.
그리고 산호초 돌로 문지방을 장식하라.
아눈나키(지하세계의 신)이여, 그들을 황금의 옥좌에 앉혀라.
그리고 이쉬타르를 데려와 그 면전에 생명수를 뿌려라!”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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