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백년정당’ 기치 3년 만에 ‘두조각’
與 ‘백년정당’ 기치 3년 만에 ‘두조각’
박상돈·서재관 의원 등 23명 집단 탈당
  • 박남주 기자
  • 승인 2007.02.06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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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vs 與 vs 탈당파 →127 vs 110 vs 29


백년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 2003년 11월 태동한 열린우리당이 창당 3년 3개월 여 만에 두조각으로 갈라지고 있다.
선도탈당한 6명 외에 6일 김한길 전 원내대표 주도로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을 포함한 23명이 집단탈당을 결행함으로써 열린우리당은 의석 수 110석의 원내 2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의원은 박상돈(충남, 천안乙), 서재관(충북, 제천 단양), 노현송, 조배숙, 김낙순, 이종걸, 전병헌, 김한길, 조일현, 우제항, 변재일, 최용규, 장경수, 주승용, 우제창, 노웅래, 제종길, 강봉균, 이강래, 양형일, 최규식, 우윤근, 이근식 등 23명이다.
다만 우윤근 의원은 명단에 포함되긴 했으나, 별도로 탈당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따라서 이날 집단 탈당 이전에 이미 당을 떠난 임종인, 이계안, 최재천, 천정배, 염동연, 정성호 의원까지 합치면 ‘열린우리당 탈당파’는 총 29명에 이르게 됐다.
이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는 국민통합 신당을 만들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떠난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선언문을 낭독한 이종걸 의원은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은 큰 의미가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열린우리당이 국민 외면을 받게 된 책임을 통감하며 기득권을 선도적으로 포기함으로써 통합신당의 밀알이 되는 것이 참회와 반성의 길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탈당한 의원들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 추진, 참신하고 경륜있는 인사 영입에 모든 노력 경주,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통한 의정활동 참여, 노무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적극 협조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정치적인 개입은 단호히 거절할 것이라고, 이종걸 의원은 덧붙였다.
탈당파 의원들은 또 이번 주말 워크숍을 갖고 교섭단체 명칭이나 향후 원칙 등에 심도있게 논의할 방침인 가운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열린우리당의 분당 사태는 현실화된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는 “천정배, 염동연 의원 등 기존 탈당한 의원들도 워크숍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원만히 치러지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이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원내 제1 당으로 올라섬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내주도권은 물론 법안처리를 포함한 정국운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내에선 ‘합의를 무시한 탈당’이란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전당대회 준비위와 중앙위원회 등 공식기구를 통해 대통합신당 추진에 합의해 놓고 탈당한 것은 정치도의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23명의 탈당의원 중 변재일, 최규식 의원은 지난 달 전당대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하며, 합의서에 서명까지 한 장본인들이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이 탈당을 주도한 것에 대해 “단물이 빠지자 다른 꿀단지를 찾으러 가는 행위”라고 비방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합신당 추진에 합의해놓고 속도와 방법에 대한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탈당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탈당한 것은 국민들에게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이들이 포기한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당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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