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FTA 유감
[기자수첩] 한미FTA 유감
  • 권기택 기자
  • 승인 2007.04.11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FTA협상이 비준단계로 넘어가면서 후속대책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 번 협상은 우리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유럽연합(EU) 등 제아시아국가와 유럽까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첫 단추를 꿴다는 것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거듭되는 것은 각국과의 교역문제를 강제로 조정하는 제도가 가져올 수 있는 후폭풍이 크기때문이다.
협상이 개시되면서 타결 전에도 또 후에도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게다가 타결이후 후속대책마련을 해야하는 정부는 정부대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시달리고 있다.
나머지 후유증이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 협상으로 당장 피해가 우려되는 농축산업 분야 농가와 생산업자들도 거의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마저 느끼도 있다.
세이프가드(보호벽)로 유예기간이 있다해도 이를 충분히 이겨나갈 기본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 게임은 지는 것이다.
더구나 사기가 꺽이면 그 전쟁은 지는 것이다. 피해분야를 가장 많이 가진 지방의 살림을 맡은 지자체장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우선은 정부의 대책을 토대로 세부적인 안정화 방안을 찾아가겠지만 당장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를 알 수없는 상태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과 유럽국가들과의 협정체결을 연이어 추진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부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단순한 손자병법의 문구하나로만 오판한다면 도미노로 국난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지금 이런 상태라면 적도 모르고 우리 자신도 다 알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선전포고를 한다는 것은 미친짓이 아니겠는가. 우선은 하나라도 정확히 해 내고 다음단계로 나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FTA를 추진한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경과보고를 하면서 ‘현장분야에서 직접 문제점을 찾아보려 했지만 피해당사자(분야)들이 아예 대화자체를 거부했다’고 한 말에서 이번 협상이 제대로 되었을 리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