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
[제언]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
  • 충남일보
  • 승인 2009.01.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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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대전시 중구 오류동에서 직장인 선화동 대전보호관찰소로 출근하다보면 서대전 네거리 모퉁이에 서 있는 특이한 구조물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전시 중구청과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으로 설치한 ‘사랑의 행복온도계’이다.
24억원을 목표로 하는 이 온도계의 온도가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언제 100도까지 올라가나?’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지난 12월 22일 저녁 퇴근길에 가까이 가보니 32도까지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 겨울이 다 지나기 전에 목표액 24억원이 모두 채워져 온도계는 100도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구조물의 측면을 보면 ‘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표어가 써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가끔씩 ‘실제로 나누면 기쁨이 두배가 되고 나눔으로 세상이 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미시경제학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나눔과 기부에 적용을 하면 이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과 100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사과 한개의 가치와 사과 두 개를 갖은 사람의 사과 한 개의 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고 부자의 일만원과 가난한 사람의 일만원은 숫자적으로 같을지 모르지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느끼는 가치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부자가 일만원을 빈곤한 이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 부자에게서 없어지는 일만원의 가치보다 가난한 사람이 얻게 되는 일만원의 가치가 훨씬 큰 것을 살펴볼 때 ‘나눔과 기부를 통해 기쁨이 두배가 된다’는 것은 호사가들이 지어낸 말이 아님을 실증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대전지역 많은 공공기관이 있고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 하고 있지만 보호관찰소 만큼 지역사회의 소외 된 이들에게 실질적인 나눔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은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보호관찰소는 법무부에 소속된 법 집행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사회봉사명령대상자를 활용하여 재가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하여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고 사랑의 순회봉사단을 운영하여 빈곤층에 대한 컴퓨터 수리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전지역 영구임대아파트 250여 가구의 도배와 장판 교체해 주었고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내 환경개선사업 등을 실시하여 수혜자들과 그 가족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국가적으로 경제가 어려워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는 현상 속에서 소외된 이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고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도록 돕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내가 속해있는 곳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작지만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것이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여겨진다.
경제가 어려워 쉽게 올라 갈 것 같지 않던 사랑의 행복온도계가 하루하루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것 하나하나가 모여진다면 이 작은 나눔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해본다.


/ 대전보호관찰소 김 병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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