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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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수잔나와 장로들(1)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4.16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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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렘브란트의 ‘목욕하는 수잔나’(1637년). 두명의 장로들이 목욕하는 수잔나를 엿보고 있다.
수잔나와 두 장로들의 이야기는 수잔나(그림: 안토니오 갈리, ?-1862)의 미모에 반한 장로들이 그녀의 목욕하는 장면을 숨어보고, 이를 기회 삼아 사랑을 고백하고 같이 살기를 원하였으나 거절당하자 오히려 수잔나를 간음죄로 고발한다.
사형 당할 위기에 처한 수잔나는 현명한 다니엘의 도움으로 무고를 증명하고 순결을 회복하게 된다.
구약 성서 ‘다니엘서’외경(外經)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는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으로 끌려가 살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외경(apocryphal book)이란 정경(正經)에는 포함되지 않은 그 이외의 기록물로 간주되는 역사서를 지칭하는 말이며 로마교황청이 편찬한 다니엘서에는 수잔나와 장로의 이야기가 제13장으로 편집되어 있다.
바빌론에 요아킴이란 이름을 가진 한 부호가 살고 있었다. 그는 힐기아의 딸 수잔나와 결혼하였다. 수잔나는 아름답고 신을 경외하는 여자였다.
수잔나의 부모는 올바르고 모세의 율법에 따라 딸을 가르쳤다.
요아킴은 매우 부유했고, 정원이 딸린 넓은 집을 갖고 있었으며, 유다인들은 그를 따르며 자주 집에 드나들었다.
어느 해, 두 명의 장로가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이 그들에 대하여 말하길, “사악함이 바빌론으로부터 오고, 재판관으로부터 오고,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부터 온다”하였다.
재판관들은 요아킴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고, 모든 이들도 그 집을 가보고자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집에서 나간 다음에 수잔나는 남편이 사용하는 정원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두 명의 장로들은 매일 그녀를 만나는 것이 관례처럼 되었고, 함께 걷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그녀를 갈망하기 시작하였다.
장로들은 감정을 억제하고 하나님과 관리의 정의와 의무를 다시 환기하려 하였다.
두 사람은 수잔나에 대한 열정으로 넘쳤으나 그 번민을 서로에게 감추고 있었다.
그들은 수잔나를 유혹하려는 음탕한 욕망을 밝히려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날이 갈수록 장로들은 그녀를 더욱 더 보고자 원했다. 어느 날 두 장로는 서로에게 말하였다.
“점심하러 집에 갑시다”
그리고는 각자 집으로 향하였다. 그러나 둘은 다시 되돌아와 서로 마주치게 되었고, 욕망 때문에 되돌아온 것임을 서로 말하였다.
그리고 적당한 때에 그녀가 혼자 있는 시간을 알아보기로 하였다.
장로들이 기회를 엿보던 어느 날, 수잔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두 하녀를 데리고 정원에서 목욕을 하려고 하였다. 매우 무더운 날이었다.
두 장로 이외에 정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은 숨어서 그녀를 몰래 엿보고 있었다.
그녀가 하녀에게 말하길, “목욕을 할 테니 올리브 오일과 비누를 가져오고, 정원의 문을 닫거라”
하녀들은 그녀가 지시한 대로 정원을 문을 닫고 쪽문으로 빠져나갔다. 장로들은 숨어 있었기에 발견하지 못하였다.
하녀들이 나가자 숨어서 그녀를 유심히 보던 장로들이 일어서서 그녀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이보시오, 정원의 문이 닫히고 여기엔 우리 외에 아무도 없소. 우리는 당신을 보고 불타는 욕망에 사로 잡혀 있소, 우리의 뜻을 받아주고 함께 동침합시다. 만일 거부한다면 우리는 당신이 젊은 남자와 간음했다고 증언할 것이오. 당신이 하녀들을 내보낸 것이 그 증거요”
수잔나는 비탄의 신음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나는 완전히 음모에 빠졌어. 이를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죽음뿐이야”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들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그러나 그럴 순 없어. 주님 앞에서 죄를 짓기보단 차라리 당신들 손에 죽을 것이오”
이렇게 말한 수잔나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두 장로도 그녀에게 큰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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