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신화와 미술의 오디세이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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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수잔나와 장로들 다니엘의 판결
  • 충남일보
  • 승인 2007.04.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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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1685~1759)이 종교적 주제를 담은 오라토리오 형식으로 1748년에 작곡한 ‘수잔나’. 이 곡 도입부는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과장되고 예고적인 음색이 제시되고 곧이어 첫 아리아에서 밝고 낙천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며 코러스를 많이 사용했다. 그는 삼손, 솔로몬과 같은 구약성서의 인물을 부각시키는데 오라토리오 창작을 즐겨 사용했다.
이렇게 말한 다니엘은 그 자를 옆으로 비키게 하고 다시 또 한 사람의 장로를 데려오게 하고, 그를 향해서 말했다.
“너는 유대의 자손이 아니라 가나안의 자손이며, 네가 미색(美色)에 현혹되고 유혹이 너를 사도(邪道)로 가게 했도다. 너희 둘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딸을 재판할 수 있는가, 그녀는 두려움으로 너와 관계해 왔다. 그러니 유다의 딸은 너의 사악함을 견디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제 네가 말해 보거라. 그들이 서로 껴안고 있을 때 어떤 나무 밑에서 그를 붙잡으려 했는가?” 장로가 대답했다. “그것은 상록 떡갈나무 아래요”
다니엘이 말했다. “아주 좋다. 너 또한 거짓말로 인하여 네 머리가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신의 천사가 네 몸을 둘로 갈라지게 할 것이다. 검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그 때 재판장에 모인 모든 이들이 외치며 주를 간절히 원하는 자를 돕는 하나님을 축복하였다.
다니엘의 입에서 두 사람의 위증에 대한 유죄가 선언되자, 사람들이 두 장로를 붙잡았다.
그들은 두 장로가 이웃에게 사악하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했다. 즉, 모세의 율법에 따라 그들을 처형하였다. 그리고 순결한 피가 그 날을 용서하였다.
힐기아와 그 부인은 수잔나의 순결을 입증하신 주를 찬송하고 그녀의 남편 요하킴과 그 친척들도 따라 찬양하였다. 그 날부터 다니엘은 모든 이로부터 뛰어난 평판을 얻게 되었다.
‘다니엘서 외경’(外經)에 나타난 수잔나와 두 장로의 경우를 보면 ‘여성의 미’에 종교적 양심을 속이고 몰래 훔쳐보는 관음증과 여인의 육체를 탐하여 동침을 요구하는 사도(邪道)에 대하여 신의 이름으로 사형을 부여하였다.
스잔나의 목욕하는 장면과 장로들의 음탕한 시선은 15세기의 화가들에 의하여 그 상상력이 잘 표현되어 있다. 렘브란트(1606~1669), 루벤스(1577~1640), 판 다이크(1613~1675)가 그린 것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 소재는 어쩌면 명 재판관이 내린 판결의 효시이며 서구 문학사에서는 추리소설의 모태가 되기도 하였다.
다니엘이 두 명의 장로를 각각 따로 심문하면서 수잔나가 어느 장소에서 간음하였는지를 물어볼 때 한 장로는 유향나무라 하고 다른 장로는 떡갈나무라고 거짓 증언하여 그 사악함이 탄로 나게 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수잔나를 죄의 굴레에서 벗겨준 다니엘은 세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에서 도 등장한다.
사랑하는 안토니오를 구출하기 위해 남장(男裝)으로 변장하여 재판관이 된 포오샤는 샤일록에게 이렇게 말한다. “살 1파운드는 그대의 것이다. 법정이 이를 허락하고 국법이 그것을 시행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 때 샤일록이 “다니엘이 오셨다. 다니엘이!”하며 좋아하지만 포오샤는 뒤이어 “단, 이 증서에는 한 방울의 피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기독교도의 피를 한 방울이라도 흘린다면 베니스의 법률에 따라 그대의 토지와 재산을 몰수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경을 보고 안토니오의 친구 그라시아노가 “다니엘님! 다니엘님의 재출현이오”라며 경탄하는데 그 다니엘이 목욕하는 수잔나를 훔쳐본 장로들을 심문하여 그들의 사악함을 밝히는 바로 그 다니엘이다.
이처럼 여성의 ‘벗은 미’에 대한 남성의 엿보기는 항상 죽음 또는 그와 유사한 희생과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수잔나와 장로들의 이야기는 미국의 시인 월러스 스티븐스(Wallace Stevens, 1879~1955)에 의해서도 사실적으로, 그리고 하나의 음악을 듣는 것과도 같은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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