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 안대고 코푸는 곳이 은행인가
[기자수첩] 손 안대고 코푸는 곳이 은행인가
  • 권기택 기자
  • 승인 2007.04.18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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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 9개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손익 합계가 4조1760억원으로 추정돼 은행들의 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연히 영업수익을 많이 냈으니 은행들은 축제분위기 일것이겠지만 그러나 한켠의 씁쓸함이 마치 빛바랜 영광같음을 지울 수 없다.
은행들의 이같은 높은 수익 뒤에는 담보대출로 인해 채권을 발행해 돈 중개를 하고 또 해약 없는 청약 예금을 꺼내 MMF로 돌려 무위험 수익을 올리는가 하면 고객 혜택은 생색만 낸다는 비난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은행들은 예금과 적금 등의 형태로 모은 돈을 채무 불이행(연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자를 얹어 받고 대출을 해주고 고리를 챙겼다.
또 끌어모은 자금을 각 은행의 노하우를 이용해 외환이나 채권,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등 시쳇말로 ‘앉아서 돈을 버는’ 방식이 지적을 받고있는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1년 만기 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는 6%가 넘는다. 담보를 설정해놓은 대출이라 신용대출에 비해 위험도도 낮으며 이를 고정금리 채권으로 발행해 리스크부담을 없애고 그 돈을 굴려 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같이 돈 놓고 돈 먹기식 장사로 배밤 채우고 고객에게는 그 혜택을 주지 않는다하여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이 주주에게만 돌려줄 게 아니라 이익의 원천인 고객들에게도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수수료와 대출이자 인하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비해 급여통장 이자가 너무 적은 점 등이 고객들의 주된 불만이다.
여기에다 평일 근무시간을 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할 것을 추진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고객들을 이용해 돈을 벌어놓고 오히려 고객들을 찬밥 대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볼멘 소리로 ‘그래 누가 은행에 돈을 넣어놓으래?’라고 할 지는 몰라도 서민들은 아직도 잘 살기 위해 돈을 맡기는 유일한 곳이 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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