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칼럼] 지금이 대통령 치적 홍보에 전념할 때인가
[월요 칼럼] 지금이 대통령 치적 홍보에 전념할 때인가
  • 김학원 의원 【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의장 】
  • 승인 2007.04.2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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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좌장으로 386 핵심참모인 안희정, 김만수, 천호선씨 등이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오는 27일 발족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그 발족 취지가 참여정부의 정책과 치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제대로 민생에 주력할 수 있도록 진심어린 충고와 따끔한 비판을 해도 부족한 판에, 그 측근인사라는 사람들이 업그레이드된 ‘노사모’라 할 수 있는 대통령 사조직을 만들어 대통령의 ‘홍보전위대’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하고 한심스럽다.
먼저 대통령 최측근들과 현 정부에서 주요요직을 거친 인사들이 제 손으로 참여정부의 성과를 평가하고,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발상은 너무나 낯 뜨겁다. 듣기에도 민망한 자화자찬이 난무할 게 뻔하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해 대통령과 책임을 공유해야만 하는 인사들이다. 그런데도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그것도 대통령 임기 중에 스스로를 평가하겠다고 한다. 그 평가가 지금까지의 실정에 대한 반성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평가포럼을 창립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참여정부는 ‘깨끗한 정치문화를 시작한 첫 정부’라는 등 참여정부의 미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들이 왜 참여정부에 등을 돌렸는지 아직도 분간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지 않아도 청와대가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을 짓겠다고 하여 국민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물론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각종 기록과 역사적 사료 등을 정리·보관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하니 누가 선뜻 공감하고 이를 지지하겠는가. 대통령직의 수행이 성공적이었냐 실패였느냐 하는 평가는 기념관의 설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대통령 측근들이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정치적 결사체로 확대해 범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결정과정과 12월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임의 대표인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과 18일 대놓고 “8월까지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판이 될 것이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면 (범여권에서) 거기에 맞설 경쟁력이 있는 맞춤형 후보가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기 말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정치 전면에 나서면 국정은 엉망이 되고 국가 분란만 일으킬 뿐이란 걸 그들은 진정 모르는가.
거듭 강조하지만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후대의 몫이다. 그런데도 스스로 자신들을 미화하여 정권 재창출에만 매달린다면 그 결과는 국민들의 고통뿐이다. 더구나 한·미 FTA와 민생문제 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국민들은 외면하는데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왜 이리 정치적 욕구만 왕성한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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