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퇴출과 시간테크의 딜레마
공무원 퇴출과 시간테크의 딜레마
  • 충남일보
  • 승인 2007.04.2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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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지자체에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 공무원퇴출제가 지향하는 목표가 아리송하다. 서울시가 시행한 살생부나 행자부가 내놓은 3진아웃제는 말 그대로 ‘아웃’을 목표로 하는듯 보인다.
다른 직종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면서 반대로 경직성도 가장 큰 집단이 공무원사회다. 말 그대로 자긍심을 갖지 않으면 단 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곳이 공무원 조직이다. 이런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기업체들에 확산되는 ‘시간테크’가 과천 정부부처에도 도입됐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말부터 접수된 116건을 대상 산하 10개 본부와 위원회, 원별로 워크숍을 갖고 시행 과제를 선정했다는 게 산자부의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매일 과천청사를 불야성으로 만드는 야근 없애기.
산자부는 초과근무가 가장 많은 팀과 직원은 본부장이 직접 면담해 업무를 재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즉시 시행과제에 포함시켰다. 모든 회의는 30분 이내를 원칙으로 하고 정부 부처의 고질적 문제점인 ‘보고서 꾸미기’의 폐해도 수술대상에 올랐다. ‘높은 분’들에 대한 시각적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보고서에 도표를 넣거나 컬러 인쇄를 하는 것, 파워포인트 자료 만드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또 장관 등 결재권자에게 대면보고를 하기 위해 보고서를 만들거나 결재 대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차단키위해 1페이지보고서는 서면보고와 온라인 보고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면보고 대신 구두와 전화보고, 메신저와 포스트잇을 이용한 보고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보라. 대전시청은 밤 10시가 되어도 청사내 모든 건물에 불이 켜 있다. 시장은 많이도 변한 모습을 대견스러워 하고 있다. 고3을 대하듯 하는 우리 사회가 주는 분위기에서 공무원사회에 부는 능률높이기가 극단적인 방법이 모두 사용되고 있다니 도대체 지자체와 행자부식이냐 아니면 산자부식이냐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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