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불패와 오만이 주는 경고를 새겨라
보선불패와 오만이 주는 경고를 새겨라
  • 충남일보
  • 승인 2007.04.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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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지도가 45%를 육박하고 두 대선유력주자의 지지율 합이 70%에 육박하는 제1당 한나라당이 이번 4·25재보궐선거에서 텃밭까지 무너지는 등 차패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단지 냉혹한 민심의 결과로 성패의 원인 또한 철저하게 자신에게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더욱 선거 막판에 터진 공천잡음과 전략부재는 국내 가장 유력한 1당인 한나라당을 폭풍속으로 내몰았다. 이는 보선불패의 오만과 방심이 나은 필연적인 결과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빅이슈로 꼽혔던 대전 서을의 경우 이같은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 선거다. 선거전이 본격화 되면서 지역민들은 냉담해지기 시작했으며 선거는 후보는 없고 마치 대선전을 연상하는 현상이 연출됐다.
그것 뿐이 아니다. 이번 공천파문의 원인을 들여다 보면 돈으로 후보를 가르는 악령이 좌초를 부추겼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계산이 오만으로 가득찬 욕심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밀실에서 이루어진 공천이 결국은 파경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
또 다른 문제는 전략의 부재가 패인의 한 요소로 작용했다. 너무나 유명한 유력주자가 선거구에 매달려 있다시피 했으나 그들은 전략이 없는 소모전만 했다. 문제를 함께 푸는 공식이 아니라 선거구내에서 아군끼리 교전하는 결과를 빚은 것이 유권자를 식상케 했다. 덕분에 후보는 가려지고 결국 대패했다.
이번 결과로 한나라당은 3곳 중 경기 화성 단 한곳에서 이겼고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충남 서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완패했다. 한나라당의 재.보선 불패 신화가 무참하게 깨진 것이다. 여기에 대전 서구을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희망했던 청와대 비서관 출신 박범계 변호사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로 범여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또 범여권이 느슨하게나마 연대를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방만한 당운영으로 독주해 온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산고를 치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경우도 '민본'을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누구 상관없이 이번 경험을 통해 초심을 잃으면 길(출구)이 사라진다는 진리를 다시끔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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