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사탕 받으면 벌금 물어야 되는 거 아녀?
[제 언] 사탕 받으면 벌금 물어야 되는 거 아녀?
  • 서산시선관위 투표참여홍보단 박 은 경
  • 승인 2009.04.26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하루가 똑같이 반복되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 그 한 통의 전화가 나의 오늘 하루 피로회복제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참여 홍보단”을 뽑는데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와∼우 너무 신나고 기뻤다. 물론 흔쾌히 승낙.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시간은 지나갔고,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출근 첫날,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을 떨며 흥분된 기분으로 출근길에 올랐다.
“안녕하세요?” 사무실에 들러 함께 근무할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3인1조 편성하에 투표참여홍보단원으로서 해야 할 업무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홍보단이 할 업무는 각 읍·면·동에 위치한 아파트, 마을회관을 방문하여 ‘4월 29일 주민직선 충청남도 교육감보궐선거’ 포스터를 부착하고, 홍보용 사탕을 나누어 주며 투표참여 홍보를 하는 것이었다.
‘열심히 하면 되겠지’ 넘치는 의욕을 가지고 논두렁, 밭두렁, 산길 따라 마을회관을 찾아 삼만리∼∼ 지리적 위치를 몰라 헤매기도 수십 번. 고생해서 찾은 마을회관 게시판에 포스터를 부착하고, 마을 어른들에게 투표참여를 홍보한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할머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4월 29일 교육감 선거가 있어서 홍보 나왔습니다. 투표 꼭 해주세요. 그리고 사탕 드세요!”
“누구 뽑아야 되는 거여? 사탕 받으면 벌금 물어야 되는 거 아녀?” 모든 분들의 한결같은 말씀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온 홍보단원이라고 신분증을 보여주며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감선거에 투표 하시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벌금과는 상관없다. 말씀드려도 적대감을 가지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교육감 선거는 뭐 하러 한담. 우리 애들은 다 커서 학교도 다니지 않는데…”
“뽑아 놓으면 싸움질이나 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고, 나쁜 짓만 하는데 투표는 뭐하러 혀~” 하시는 분.
“투표소가 멀어서 우리 같은 늙은이는 다리가 아파서 투표하러 못가니 차로 태워다 주면 투표하지.” 하시는 분
솔직히 홍보단원을 하기 전에는 투표를 하면 뭐하나 ‘나’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기에,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홍보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투표율을 높이는 방법에는 홍보포스터 부착, 홍보물 배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후보자들이 깨끗한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리고 시골에 계신 노인 분들이 투표소가 멀어 거동이 불편하셔서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하신다 하니 투표당일 차량보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화창한 봄 4월 오늘도 시골 논길, 밭길 운전해 가는 홍보길.
몸이 지치고 힘들 때 활짝 핀 진달래꽃, 목련꽃, 벚꽃을 벗 삼아 도시락 먹으며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맡은 업무가 있기에 마음 다잡고 투표참여 홍보단원으로서의 하루 일과를 보낸다.
“4월 29일 교육감선거! 꼭~ 투표해 주세요!”라고 크게 외치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