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이 찾아가 사정하는 수사라니
[사설] 경찰이 찾아가 사정하는 수사라니
  • 충남일보
  • 승인 2007.04.29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권력 위에 군림하는 것이 재벌의 속성인가. 한화그룹 회장의 폭행사건을 두고 세상이 벌집 쑤시듯 뒤집히고 있다. 이 사건을 두고 정치권도 이례적인 논평을 내는등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수사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수사가 여전히 범법자를 위한 행정서비스라는 점에 국민들은 또한번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반국민에 대한 경찰의 수사태도를 보면 특히 폭력이라면 수사관들이 어떻게 하는가. 그러나 한화그룹 모 회장의 사건을 덮어두었다가 여론이 들끓자 어쩔 수 없이 다시 수사하는 경찰이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수사과장이라는 지체높은 분이 직접 출두요구서를 그룹으로 찾아가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1차변명을 하며 출두연기를 요청하자 ‘그렇게 생각했다’며 출두를 연기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수사가 이루어질 리도 없지만 더구나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어쩌다 국민의 지팡이랄 수 있는 경찰이 이 지경이 되었는가. 이 사건은 또 검찰로 가서도 그렇게 유야무야 될 것인가.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묵묵히 소신을 다하며 책무에 노력하는 경찰공무원들이 많다.
법 앞에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말은 진리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민주화의 시대지만 우리 앞에는 탐욕스럼 재벌총수의 파렴치한 궤적이 국민들을 몹시 불쾌하게 하고 있다. 돈이 권력일 수 없고 더구나 권력 앞에서 학대받는 억울한 일이 이 시대에는 있어서는 안된다. 그럴 수 없는 시대가 지금이고 그만큼 우리 국민은 선숙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공정하고 깨끗한 수사를 통해 국가공신력이 폄하를 받는 일은 없도록 하기 바란다. 이번 일은 성역없는 수사로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김회장이 직접 폭행에 가담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는 김회장이 권총으로 술집 사장을 협박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회장은 아들의 폭행 사건이 발생한 이 후 폭행에 가담한 종업원들이 근무하는 술집을 찾아가 사장의 따귀를 때리고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며 “내 아들이 잘못되었으면 너는 죽었다”며 위협했다고 한다. 영화의 한 장면인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현실인지 분간이 안간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김회장의 폭행과 권총살해협박이 사실인지 밝혀야 한다. 재벌회장의 폭행사건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로 유전무죄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경찰과 한화그룹의 조직적 유착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직접 나서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