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재보선 ‘民心’ 새 출발 계기삼아야
[데스크 칼럼] 재보선 ‘民心’ 새 출발 계기삼아야
  • 박남주 부국장
  • 승인 2007.04.30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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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궐 선거’는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줬다. 17대 국회 들어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가던 한나라당에게 패배를 안겨줬다.
아무리 지지율이 50%가 넘는 당이라도 국민을 등지면 민심은 곧바로 떠난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3곳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경기도 화성 한 곳에서만 승리하고, 나머지 두 곳은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후보에게 승리를 넘겼줬다. 6곳의 기초 단체장 선거에선 충남 서산제외한 나머지 5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에게 완패했다.
한나라당은 불패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대선주자들과 당 지도부가 출동한 가운데 사력을 다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대패했다. 그것도 수도권과 한나라당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패배해 충격에 빠질만도 하다.
한나라당 대변인도 선거 결과를 참패로 인정했 듯,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한동안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집권 여당이 없어진 상황에서 의회 권력을 장악한 원내 1당인 한나라당 대 비 한나라당의 구도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대선 정국의 민심을 파악하는 풍향계가 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과 대선주자들의 높은 지지율로 착시현상이 심화돼 국민의 마음을 정확히 읽지 못하고 자만에 빠져 있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되는 돈 공천 파문과 후보 매수, 과태료 대납 등 갖가지 구태 비리가 터졌다. 정치권에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 것이다.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허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혁신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민은 언제든지 등을 돌린다는 간과해선 안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특히 이번에 이렇다할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사실상 재보궐 선거에서 소외된 범여권은 더욱 참담한 자세로 현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와 국민중심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범여권 통합을 위한 비 한나라당 전선 구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여권이 만약 자신을 돌아보기에 앞서 한나라당의 불패신화가 깨진 것에 대해 쾌재를 부른다면 역시 미래가 없을 것이다.
정치권은 이제 국민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보낸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무소속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정치권 모두가 새겨 들어야 할 국민의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겉으론 변화를 모색하겠지만 그것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모습이 아니면 외면받기 마련이다. 한나라당과 범여권을 포함한 정치권은 어떤 행태를 보이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번 재보궐 선거를 모두에게 교훈과 새로운 기회를 준 출발점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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