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논단] 4·25 재보선이 주는 교훈
[화요논단] 4·25 재보선이 주는 교훈
  • 권선택 의원 【 한국지식정보기술 학회장 】
  • 승인 2007.04.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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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재보선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그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이른 바 ‘빅 2’로 불리는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는 물론 당 지도부가 총 출동한 가운데 당력을 쏟아 부었으나 참패를 면치 못했다. 승부처로 여겨졌던 대전 서을에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참패한 것도 충격적이지만, 특히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마저 잇달아 무소속 후보들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함으로서 대선가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실상 향후 대선정국의 민심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여겨졌던 이번 재보궐 선거는 집권여당이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대 비(非) 한나라당의 구도로 진행됐다.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을 상대로 원내 제2당인 열린우리당과 소수당인 민주당 및 국민중심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가 연대한 이번 재보궐선거의 결과는 정치권에 크게 두 가지의 교훈을 던져준다.
먼저 민심에 등 돌리는 행위를 한다면 여든 야든 국민적 심판을 면키 어렵다는 사실이다. 50%에 가까운 정당 지지율에도 불구, 선거 기간 중 터져 나온 ‘돈 공천’ 파문과 후보 매수, 과태료 대납 등 각종 비리가 한나라당의 선거패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재보선 패배 직후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한나라당이 부정부패를 뿌리 뽑지 못할 바에는 집권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까지 나왔다고 한다. 한나라당 스스로가 당과 대선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착시현상이 심화돼 국민의 마음을 정확히 읽지 못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에게는 일종의 뼈아픈 교훈이다. 당이 이번 사태를 칼날같이 정리하지 않는다면 지난 두 차례 대선의 패배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둘째, 사분오열돼 있는 범여권이 다시 한 번 단일한 대오로 뭉친다면 이번 대선에서도 한나라당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대전 서을에서 심대평 후보의 압승이 이를 증명한다. 심 후보의 압승 배경으로는 인물 경쟁력에서의 우위와 한나라당의 잇단 악재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공천을 포기함으로서 사실상의 후보단일화를 이뤄주지 않았다면 승리를 낙관할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집권여당의 위상을 상실한 지 오래인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보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했지만, 그래도 민주당 후보와 국민중심당 후보의 당선으로 범여권 통합을 위한 비(非)한나라당 전선 구축은 힘을 받게 됐다.
결국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에 마지막 경고를 한 셈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이번 국회의원 보선 결과가 한나라당에 독이라 아니라 약이 될 수도 있다. 범여권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면 민심을 얻을 것이고 국민을 등지면 민심도 떠난다는 사실을 이번 재?보선 결과는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겸허한 반성 속에서 다시 한 번 ‘국민속으로’, 열린우리당을 비롯해 통합신당모임, 민생정치모임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범여권 정당과 정파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하루 빨리 ‘대통합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모쪼록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한나라당과 범여권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민심의 요구가 무엇인지 냉정히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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