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寅鐵 칼럼]새로운 민주당 원내대표 체제가 풀어야할 숙제
[金寅鐵 칼럼]새로운 민주당 원내대표 체제가 풀어야할 숙제
  • 김인철 국장
  • 승인 2009.05.17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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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지난 주 새 원내대표로 3선의 이강래 의원을 선택했다.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를 뽑음으로써 앞으로 민주당의 진로가 조금은 보이는 듯 하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에 선출된 자리에서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MB 악법’을 자진 철회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쇄신”이라며 “견제 야당으로서 정부여당의 횡포를 막고 싸우기 위해 선명하고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대여 강경 기조를 엿볼수 있는 발언이다. 강경기조를 천명하긴 했지만 당내 해결현안도 만만치 않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당 지지율 끌어올리기, 정동영 복당 문제, 당내 계파 갈등 등 수많은 해결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년간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지율 1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당의 투쟁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국회에서 폭력을 휘두르면서까지 무리하게 입법을 방해하고, 툭하면 길거리로 나섰다.
외견상 더없이 강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민심을 얻지 못하는 것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을 발목잡기만 했지, 경제와 민생 살리기 등을 위한 국정 및 의정(議政)에 건설적 협조를 하지 않은 탓이 크다. 민주당 안에서도 반성론이 있었지만 강경한 목소리에 묻혔다.
무엇보다 정동영·정세균 전·현 대표 진영의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고, 밖으로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의 잇단 패배 이후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새 원내사령탑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당을 계파 갈등의 수렁에서 건져내야 함은 물론이고 그 화합을 바탕으로 당을 힘 있는 야당, 국민에게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안정당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야당이 바로 설 때 정치가 바로 서는 만큼 이는 민주당 의원들이나 당원들의 뜻만이 아니라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국민 다수가 바라는 것은 경제 살리기이며,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분열과 대립의 극복이다. 민주당은 지난날 집권당일 때도, 지금의 제1야당으로서도 이런 국민적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의 축적이다. 미디어관계법안 대응에서 보듯이 민주당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대 당과 한 약속을 밥 먹듯이 깨려 한다. 여당을 상대로 몽니나 부리는 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 원내대표가 당선 직후 정견발표를 통해 강력한 대여투쟁을 다짐한 것은 적지 않은 우려를 갖게 한다. 그는 “선명하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통해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당 지지율을 연말까지 25%로 끌어올리고 내년 지방선거의 초석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했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미디어법에 대해 “국민여론 수렴이 안 된 상황에서 표결 처리는 의미가 없다. 여권에 기존안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총선 이후 민주당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1년간 당 지지율이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대여 투쟁의 무력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연말 해머와 소화기가 나뒹굴던 폭력국회의 참담한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국민들로서는 그가 공언한 강력한 투쟁이 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야당의 존재감은 강력한 투쟁이 아니라 호소력 있는 정책대안에서 나온다. 지난 시절 국민에게 받았던 사랑을 되찾을 길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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