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현충일을 맞이하여
[제 언] 현충일을 맞이하여
  • 박 철 웅 대전보훈청 기획담당
  • 승인 2009.06.04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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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제54회 현충일을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대전지방보훈청에 입사한지 어언 9년이란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처음에 보훈청에 입사 후 2001년 6월 6일 처음으로 현충일을 맞이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남들은 다 공휴일이다 뭐다 해서 가족 또는 친구, 연인들끼리 유원지나 산으로 놀러갈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나의 경우에도 친구들이 등산을 하러 가자고 연락이 왔는데도 현충일 행사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갈 수가 없다고 씁쓸한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보훈청 공무원들은 전직원이 총동원되어 흔히들 말하는 빨간 날인 법정 공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참배하러 오는 유족들을 안내하기 위하여 대전역, 서대전역, 고속터미널 등에서 수 십대의 대형관광버스를 이용해 보훈가족들을 대전현충원으로 이송함은 물론 현충원에 먼저 도착한 직원들은 참배하러 오는 보훈가족들의 안내역할을 하고 있다.
그 당시에 보훈의 진정한 의미를 가슴으로 느끼지 못해 남들 다 쉬는 법정공휴일에 왜 이래야 하는지 투덜거렸던 내 자신이 아직도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보훈청에 근무하면서 현충일을 한 해 두 해 계속 접하면서 눈으로 쉽게 접할 수 있던 장면들은 그 먼 곳에서 새벽밥 드시고 짐 보따리를 양손에 움켜지고 열차 또는 고속버스를 타고 현충원으로 참배하러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등 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보훈가족들을 위해 현충원으로 차량이송을 해 드리고, 현충원에서도 묘비를 찾지 못해 허둥대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안내하는 등 땀을 흘리는 보훈청 직원들을 볼 때 참으로 우리 직원들이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호국보훈의 달에는 현충일을 비롯한 각종 추모행사와 보훈가족들을 위한 위로행사 등이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6·25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국민의 대부분이고 향후 국가보훈의 중심이 될 청소년들도 현충일을 단지 법정공휴일로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보훈공무원인 내 자신이 먼저 숭고한 보훈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가슴으로 느끼고 평상시에도 항상 보훈 전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오늘날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자유와 평화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생을 바치신 국가유공자들의 위국헌신의 고귀한 뜻과 숨결이 밑거름이 되었음을 생각해 볼 때 진정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호국영령들을 추념하고 그 분들의 공헌에 감사드리고 존경해야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도리이자 책무라는 생각이 들며 보훈의 달과 현충일을 맞아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조국을 위해 아낌없이 생을 바치셨던 국가유공자들의 숭고한 대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라는 국립대전현충원의 현충탑의 헌시는 항상 내 가슴속에 살아있는 듯한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하며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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