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명박-박근혜, 불안한 봉합
野 이명박-박근혜, 불안한 봉합
오늘 양자 회동… 경선규칙 등 이견차 여전
  • 김인철 기자
  • 승인 2007.05.03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재섭 “경선 룰, 늦어도 내주 초까지 확정”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4일 회동키로 하는 등 당 내분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경선규칙 등을 둘러싼 이견차는 여전해 갈등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당 내분사태가 이 전 시장의 당 쇄신안 수용으로 일주일 만에 가까스로 봉합되긴 했으나 대권을 향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재섭 대표가 함께 하는 이번 이-박 회동에서 당 쇄신안은 물론 두 주자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경선 규칙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주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경선규칙을 놓고 대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시장은 “경선에서 국민과 당원의 뜻이 정확히 5대5의 비율로 반영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의 이같은 주장은 일반국민 4만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경선규칙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고도의 전략적 행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여론조사 대상을 20%인 4만명으로 고정하면 경선에 불참하는 당원과 대의원 수를 고려하면 실제 비율은 30%를 훨씬 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후보검증 공방도 분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두 진영간 네거티브 공세는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으며 만약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분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금명간 단행될 당직개편과 사고지구당 정비문제도 경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성을 지니고 있다.
곳곳에 불씨를 남기고 봉합된 한나라당의 내분상황은 언제든 재연될 소지를 안고 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강재섭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를 소집한 자리에서 당내 분란의 불씨로 남아있는 경선 룰에 대해 “늦어도 내주 초까진 결정짓고 곧이어 전국위원회를 열어 룰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태봉합 이후 더 이상 후보에 끌려가지 않고 당이 중심에 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강 대표가 정치적 재신임의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는 경선 룰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놓고 양측을 설득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대표의 결정이 양대 주자간 갈등해소의 계기가 될 경우 강 대표로선 정치적 재신임을 받았다는 의미와 함께 당내 입지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나 만약 강 대표의 경선 룰을 양측이 거부할 경우 분란 재연으로 이어져 당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바 빅2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어 강 대표의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 전 시장측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채 경선 룰 공방을 이어갔다.
최근 최고위원직 사퇴까지 거론하며 당 지도부를 겨냥했던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당 화합의 길을 택한 만큼 강 대표도 민심과 당심의 5대5 규정을 수용할 것으로 본다”고 압박했다.
이에 반해 박 전 대표측은 “경선 룰과 관련해 거의 합의가 된 상황인데 이것을 다시 되돌리자고 하면 어마어마한 분란이 생길 게 뻔하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경선 선거인단 20만명의 2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반영 방식과 관련해 이 전 시장측은 4만명이란 숫자를 그리고 박 전 대표측은 20%란 비율을 각각 고집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