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건행 불발 설움 이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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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프리킥 결승골 … 그리스 평가전 1:0 승
  • 뉴시스
  • 승인 2007.02.0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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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26·울산)가 해외 진출 실패의 서러움을 단 한 방에 날려 버렸다.
이천수는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가진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그림같은 프리킥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3분 한국은 0-0으로 팽팽한 접전을 이루고 있었으나 점차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분위기를 반전시켜 줄 해결사의 한 방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박지성이 돌파를 시도하다 아크 서클 바로 외곽에서 상대 안겔로스 바시나스에게 넘어졌다. 주심은 바시나스의 파울을 지적했다. 직접 슈팅이 가능한 절호의 찬스였다.
키커로 나선 이천수는 힘차게 발을 동동 구른 후 오른발로 감아찼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그리스의 골문 왼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해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토고전에서 터뜨린 프리킥 득점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이천수는 이날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활동 반경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공격 선봉에 나섰다.
전반 15분 첫 슈팅을 날리며 감각을 조율한 이천수는 전반 32분과 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또한 박지성, 설기현과 유기적인 호흡과 빠른 스피드로 그리스의 장신 수비벽을 무너 뜨리려고 경기내내 노력했다. 후반 막판 오장은과 교체될 때 다리를 절뚝 거릴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뛰어 다녔다.
이날 이천수의 활약은 남다르며 뜻깊다.
이천수는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거 애슬레틱 이적이 불발되며 해외 진출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이 엉망일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인간지사 새옹지마라 했다. 이천수에게 그리스전은 ‘슬픔 끝, 행복 시작’으로 가는 새로운 발판이 됐다.
이날 멋드러진 골을 작렬시키며 경기를 지켜본 유럽 현지 에이전트들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마치 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자신을 절대 놓치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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