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린다
[데스크 칼럼]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린다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7.05.08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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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린다는 뜻의 양금택목(良禽擇木)을 춘추좌씨전에서 볼 수 있다.
이 말은 현명한 새는 아무 데나 둥지를 트는 것이 아니라 알맞은 나무를 찾아서 둥지를 틀고 현명한 사람은 아무에게나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재능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을 택해 종사한다는 뜻이다.
공자는 이상으로 삼고 있는 덕치(德治)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면서 제후들을 설득했다.
언젠가 위나라의 공문자(孔文子)가 적을 공격하는 일을 공자에게 상의하자 공자는 “제사지내는 일은 배운 적이 있습니다만 전쟁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라고 답하고 그 자리를 나오자마자 제자들에게 서둘러 위나라를 떠나자고 했다.
제자들이 그 까닭을 묻자 공자는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트는 법이며 신하된 자는 반드시 훌륭한 군주를 가려서 종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일대 혼란기를 맞으며 대 변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그 동안 물 밑 작업으로 세를 불려오던 무리들의 모습이 서서히 표출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중심에 서있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민의의 대변자로 세워준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자신이 가는 길만이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한 옳고 바른 길이라고 주장하며 민의를 저버린 행보는 정작 자신의 안위만을 위한 포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자신이 그 동안 몸담아온 소속 정당을 떠나 새로운 교섭단체를 만들며 세력과 힘을 과시하고 있으나 그들이 보이는 세력과 힘을 과시하는 대상이 자신을 민의의 대변자로 세워준 국민들이기에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과연 그들이 몸 담아온 정당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트는 당위성과 주장에 대해 과연 국민들이 얼마만큼 동조하며 그들을 이해하고 후원하겠는가 하는 것은 머지 않아 국민의 심판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한 행보가 요구되고 있음에도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선점 과시하기 위한 경솔한 행보를 하는 철새 정치인들이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음을 또 다시 보여 주고 있다.
현명한 새는 아무 데나 둥지를 트는 것이 아니라 알맞은 나무를 찾아서 둥지를 튼다고 했건만 민의의 대변자로 민의에 의해 선택된 자가 민의를 저버리고 자신의 안위만을 위한 행보로 일관한다면 정작 민의는 그에게서 멀어질 것이고 더 나아가 배신감에 가슴아파할 것이기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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