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유류세제, 이젠 손질할 때 됐다
[데스크 칼럼] 유류세제, 이젠 손질할 때 됐다
  • 박남주 부국장
  • 승인 2007.05.27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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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이후 주춤했던 국제 원유값이 금년 2분기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특히 두바이 원유값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 당 69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두바이 시장에서 들여오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처럼 유가가 뜀박질하고 있는 것은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의 에너지 수요 급증과 중동,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정세 불안, 그리고 여름철을 앞두고 미국 휘발유 재고량이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국제 원자재값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주요 금속류 가격의 고공행진이 올 들어서도 멈추지 않아 우리 제조업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국내 한 연구원은 금속류 원자재값이 50%정도 상승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5%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이 에너지값과 주요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는 당연히 수출 경쟁력을 무디게 한다. 또 물가를 자극해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우리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휘발류 소비자 가격이 서울은 1리터에 1600원을 넘어섰고, 전국 평균 1500원대다.
안타까운 것은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음에도 정부의 유가 정책은 요지부동이란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기름에 붙이는 세금이 많기로 정평이 나 있다. 세금이 휘발유 가격 전체의 60%가 넘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 총소득에 대비한 휘발유 가격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이 100이라면 미국은 17, 일본 31, 독일 46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소득에 비해 미국보단 5배 정도 일본의 3배, 독일의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기름을 넣는다는 얘기다. 자동차에 주유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넣고 달린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현행 휘발유세는 외환위기(IMF) 때 구조조정, 공적자금 재원 마련 차원에서 대폭 올렸으나 이후론 조정이 없었다. 당시엔 국가 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처였다 치더라도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세수 확보를 위한 행정 편의주의로 과도하게 매긴 유류 간접세는 손질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산업계도 분발해야 한다. 고유가 시대와 친환경 미래를 위한 대체 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하이브리드 카, 바이오 연료차, 수소 엔진 등 저공해, 무공해 차량 연구개발 투자액을 과감히 늘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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