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폭력 근절책이 시급하다
[사설] 인터넷폭력 근절책이 시급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0.02.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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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국인 우리가 그 혜택 만큼이나 부작용의 심각한 딜레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알몸 뒤풀이 등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게재물들이 악용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면서 인권과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알려진 바 우리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은 미국의 웹트래픽 전문업체 아카마이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평균 속도는 14.6Mbps로 세계 1위다. 인터넷 이용률은 75%에 달해 전 세계 평균(23%)의 세배를 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문화도 가장 앞섰는지는 미지수며 오히려 범람한 무질서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후진국을 방불케 하고 있다. 넘쳐나는 음란물과 불법 다운로드, 쏟아지는 스팸 메일 등은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후진국 수준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최근에는 인터넷 문화를 자성케 하는 또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바로 인터넷 폭력 문제다. 인터넷 댓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급한 비난과 욕설은 한 순간의 감정이 분출된 결과라는 변명이 가능할 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상에서 특정한 인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의도적인 공격 양상은 폭력이라는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키 작은 남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던 한 여대생은 순식간에 자신의 사진, 출신학교, 행적 등 온갖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돼 일상적인 생활까지 힘들어지는 곤경을 겪었다. 또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은 여성에게 앙심을 품은 한 남성이 조직폭력배인 남자친구를 시켜 나를 폭행했다는 거짓 루머를 퍼뜨려 이 여성이 네티즌들의 지탄을 받게 만든 사건도 있었다.
최근 수년 새 잇따르고 있는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도 악플로 불리는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나 비방성 루머가 배후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정신적 후유증을 심각하게 유발한 익명성을 악용한 폭력은 도가 넘고 있다. 익명성이 인터넷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고 인터넷 토론방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토론이나 부당한 행태 등에 대한 제보 등은 사실 익명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익명성을 악용할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 인터넷 폭력의 배후에는 남의 신상을 드러내거나 피해자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더라도 자신의 신분은 밝혀지지 않으리라는 음험한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알몸 뒤풀이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린 것이 과시하기 위한 건지 아니면 재미삼아 그런 건지 모르겠다.
여하튼 자신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한데서 그 심각한 유혹을 차단할 방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처럼 인터넷 폭력의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되며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등은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되리만큼 무서운 범죄행위로 볼 수 있다. 자신이 모욕을 당하거나 비굴해지는 모습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졌다는 사실은 당사자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을 주게 되고 자칫하면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조차 더 이상의 인터넷 폭력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터넷 윤리 교육과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방법도 이제는 강구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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