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불공정 코리아… 영화 ‘부당거래’
오! 불공정 코리아… 영화 ‘부당거래’
부정부패·입찰 비리 등 한국 사회 반영… 관객의 감정 자극
  • 【뉴시스】
  • 승인 2010.10.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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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는 비극 ‘햄릿’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햄릿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영화 ‘부당거래’는 햄릿처럼 삶과 죽음이 묘하게 맞닿아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승진하고 싶어하는 경찰관(황정민)과 인정받고 싶어하는 검사(류승범), 욕심을 계속 채우고 싶은 건설업체 스폰서(유해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교차점을 드러낸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아동 성폭행 연쇄살인사건 범인을 조작하는 대국민 이벤트를 벌이는 경찰과 스폰서, 그리고 검사 간 부당한 거래가 주요 소재다.
살인사건을 둘러싼 권력층의 부정부패, 검사와 스폰서 문제, 입찰 비리 등 여러 소재가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반영하는 듯하다.
연신 불편한 ‘진실’들을 보여주는 영화에서는 각 문제를 하나의 커다란 사건으로 완성해내는 감독의 치밀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황정민과 류승범의 연기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검사 ‘주양’을 연기한 류승범은 자신의 모든 개성을 총동원해 그의 말마따나 ‘완벽하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인물로 변신했다.
전작들에서 강렬하지만 친근한 이미지를 선보인 황정민은 야비하고 비겁한 출세 지상주의자 경찰관을 연기했다. 전작의 연기보다 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는 중반을 넘기면서 기대로 변한다.
빠르게 진행될 것 같은 영화는 초반 전개가 지루하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예측할 수 없이 흘러 결말에 기대를 품게 만든다.
영화 속 상황 설정이 다소 비현실적인 느낌이 없잖기는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모르는 세상이 존재할 개연성 또한 무시 못한다. “법을 안 지키는 사람이 더 잘 살아” 등의 대사가 평범하지 않아 관객의 감정을 자극한다.
‘사느냐 죽느냐’보다는 ‘살리느냐 죽이느냐’가 정답인 듯한 영화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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