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중근 유해 발굴 지연 국가적 수치다
[사설]안중근 유해 발굴 지연 국가적 수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0.10.2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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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날에 치러 진 조촐한 행사만큼이나 과거 우리 역사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형편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이등박문을 처단한 안중근 열사에 대한 유해 발굴 또한 노력없이 방치되고 있어 국민적 감정이 곱지 않은 상태여서 일본의 관리들이 당시 안중근 열사를 사형하고 이를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비통하게 하고 있다.
일본 관리들이 안중근 의사를 사형 집행한 후 당시 뤼순(旅順)고등법원장 관사에 기생을 불러 축하 파티를 열고 재판 관계자들에게 보상금까지 지급했다는 것이다.
안 의사 순국 3일 후 발행된 1910년 3월 29일자 ‘만주일일신문’과 ‘만주신보’ 등에서 두 신문은 당시 기사에서 ‘3월 26일 안중근의 매장이 끝났다는 보고가 있은 지 얼마 후 5시에 안중근 재판의 최고책임자인 뤼순고등법원장 히라이시 요시토(平石義人) 관사에서 안중근사건 관계자 위로만찬회라는 이름으로 축하연을 개최했다’면서 참석자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신문은 참석자들을 내빈과 주최 측으로 구분했는데 내빈으로는 관동도독부의 사토(佐藤) 경시총장과 요시다(吉田) 경시(경찰고등관 총경급 직위), 뤼순 감옥의 구리하라(栗原貞吉) 전옥(형무소장급 직위), 변호사 미즈노(水野), 가마다(鎌田)를 비롯한 언론인 6명 등이다.
주최측에서는 히라이시 고등법원장, 검찰관 미조부치(溝淵), 판관 다이와다(大和田), 통역 소노키(園木), 서기 와다나베(渡邊), 다케우치(竹內), 오카다(岡田), 기시다(岸田)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후 5시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응접실에서 바둑을 두었으며, 히라이시 법원장의 인사말과 사토 경시총장의 답사가 있고 나서 파성(巴城)과 미광(未廣)의 두 고급 요정에서 불러온 홍군(紅裙 기생)들이 술 잔치를 벌이고 끝에는 각자 득의(得意)의 숨은 재주(隱藝)를 뽐내는 등 매우 성황에 이르렀고, 10시가 넘어 산회했다’고 두 신문은 기록했다.
또 일본 정부는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사형을 미리 결정하고 재판을 통해 교수형을 선고했는데 이에 관여한 재판 관계자에게 250원에서 10원까지의 보상금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이를 밝힌 보훈처가 ‘사형수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고 나서 재판관과 검찰관 모두 보상금을 받고 축하연까지 한 것은 천하의 웃음거리’라며 ‘이는 일제가 안 의사에 대한 재판을 의도한대로 조작 진행하기 위해 얼마나 긴장했는지를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유해발굴 노력을 우리 정부가 하지 않는다고 믿는 국민이 많다. 무슨 연유인지는 알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 얼버무리고 있는 일본에 우리 정부가 방조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 정도라면 어울릴 듯하다.
정부는 ‘지금껏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지만 기실 일본이 이를 허용치 않고 있는 것이라면 이 상태로 이를 방치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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