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진당, 충청권 내 정치세력 통합이 먼저다
[기자수첩] 선진당, 충청권 내 정치세력 통합이 먼저다
  • 이민기 차장
  • 승인 2011.02.13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이 지난 10일 창당 3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선진당이 걸어온 지난 3년은 굴곡이 심했다. 선진당은 2008년 2월 창당 후 두달만에 치러진 18대 총선 당시 이회창 대표와 심대평 대표를 앞세워 대전과 충남에서 바람몰이에 성공, 18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창당 후 두달만에 치러진 총선임을 감안할 때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그해 선진당은 3석을 획득한 창조한국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라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정계의 한 축을 맡았다. 이후 선진당은 정국의 고비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선진당은 2009년 위기를 맞았다. 이 대표가 여권의 심 대표 총리 기용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심 대표는 이 대표 측과 갈등을 빚은 끝에 2009년 8월 탈당했다. 또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같은해 당선무효 판결을 받아 선진당은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했다.
시련은 2010년에도 이어졌다. 선진당은 6·2지방선거 때 정치적 텃밭인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했고, 7·28 천안을 재보선 역시 한나라당에게 의석을 뺐겨 충청권 정당의 위상마저 흔들렸다. 일각에선 선진당의 수명이 다 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선진당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2010년 정국을 뒤흔든 세종시 수정안 파동 당시 당의 사활을 걸고 막았던 수정안이 부결되게끔 일조한 것이다. 정부와 친이계의 의도대로 수정안이 가결됐다면 선진당의 충청권 내 입지는 상당히 위태로왔을 것이다.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충청권 입지 선정 문제에 대한 원점 재검토 발언이 나온 뒤 선진당은 2011년 들어 또 한번 당의 명운을 건 중대한 기로 앞에 직면해 있다. 선진당에게 주어진 이번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차기총선에서 선진당을 웃게 할 수도 아니면 울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창당 기념식에서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고 쫓아가는 변수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그 정치변화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천명한 뒤 “과학벨트 문제가 아니라도 충청권 내 정치세력 간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충청권 정치세력 간의 통합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혹자는 “충청권 내 정치세력도 어우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선진당은 정국을 주도하는 역할에 앞서 충청권 내 정치세력 간의 통합이 먼저다.
더욱이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사수를 위해선 충청권 정치세력 간의 통합·연대는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영남권, 호남권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속한 지역의 과학벨트 유치를 위해 단합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선진당이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면 충청권 내 정치세력의 통합을 위한 노력과 함께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사수에 나서야 한다. 이 대표가 국민중심연합의 심 대표,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 충청 정치인들과 힘을 합쳐 과학벨트 입지 사수에 앞장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창당 기념식에서 제창한 “우리 모두 하나 되면 못할 일이 없다. 뭉치자. 나가자. 이기자”라는 구호가 귓가에 맴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