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전쟁 장기화, 고유가에 불 붙이나
리비아 전쟁 장기화, 고유가에 불 붙이나
유전지역 분할·석유시설 파괴 ‘최악 시나리오’
  • 공동취재
  • 승인 2011.03.22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정부군을 진압하기 위한 공격에 나선 미국 해군 구축함 배리호 선상에서 새벽의 오딧세이 작전을 위해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미국은 이날 리비아 방공망 시설들을 목표로 110발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해 방공포기지와 주요시설 등에 무차별 공습을 퍼부었다ⓒ [미 구축함 배리호 선상 = AP/뉴시스]
국제사회 ‘리비아 공습’ 두고 총체적 혼선

다국적군의 리비아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된 리비아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방 연합군의 대(對)리비아 3차 공습이 지난 21일 밤(현지시각) 개시된 가운데 공습 개입 자체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정체성논란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전쟁의 복잡성은 석유의존이 큰 나라일 수록 더욱 불안감이 커지면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에너지 시장이 중동 국가에서의 전쟁이라는 오래된 적을 만났다며 리비아 전쟁의 장기화가 국제유가의 상승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전쟁의 장기화라는 불길한 위협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인 리비아는 세계 12위의 석유 수출국으로 현재 산유량은 하루 158만 배럴이었던 위기 이전보다 이미 상당히 줄었다. 하지만, 시장은 리비아의 산유량 회복에 수개월이 걸리고 우발적이든지, 고의적이든지 전쟁으로 산유 시설들이 파괴돼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컨설턴트 모하메드 엘-카티리는 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주요 시나리오 중 리비아의 석유 수출이 빠르게 회복된다는 것은 없다며 “이 시점에서는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유엔의 결의는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공습에 이어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의 자산도 동결시켰다. 이는 리비아에 대한 석유 금수조치로 리비아 정부군이나 반군 모두에 적용된다.
현재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주요 OPEC 회원국들은 리비아의 산유량 감소를 상쇄하려고 증산하고 있지만 국제 원유시장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실제 국제유가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브렌트유는 리비아 공습이 이뤄진 지난 21일 장중 한때 배럴당 116.22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 기록한 2년 6개월만의 최고가 119.79달러에 근접했다.
문제는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리비아 사태의 불안감으로 말미암은 리스크 프리미엄은 물론 사우디와 다른 국가가 리비아의 감소 물량을 상쇄해야 하는 기간이 애초 예상보다 길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유가불안요인에는 리비아 주요 유전에 대한 통제권이 어느 쪽에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공습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정부는 에스 시데르를 포함한 주요 원유 수출 터미널을 지배하고 있고 서남부 지역의 유전도 통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리비아 국민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공습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러시아와 독일은 이를 비난하는 등 실리와 정치외교력 강화 등을 고려한 이견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공습에서 미국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논란을 비롯해 작전지휘권과 목표의 불분명함도 부각되고 있으며 나토는(북대서양조약기구)는 군사개입에 대한 합의조차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유엔의 군사적 개입을 승인하는 안보리 결의 채택에 기권했던 러시아와 독일 등은 유엔 결의를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유엔의 결의에 결함이 있으며 이번 공습이 “중세시대의 전쟁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역시 안보리 표결에 기권했던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앞서 “군사개입이 시작되자 아랍연맹이 이를 비난한 것은 유엔이 위험한 계산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가 반대했던 이유는 충분했다”고 항변했다.
표결에 함께 기권했던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은 중국은 한결같이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해왔다면서 리비아에 대한 군사공격에 유감을 표시했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서방이 대규모 전쟁의 시작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으며 인도의 SM 크리시나 외무장관도 리비아 공습이 죄 없는 시민과 외국인, 외교사절 등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복잡하게 전개되는 리비아전은 이번 공습에 리비아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서방국의 속내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작전 지휘권을 누가 갖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면서 전쟁명분을 두고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