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기 고]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 김기옥 천안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승인 2011.07.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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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공무원 생활 22년을 넘기면서 중년의 나이가 되어 가는 지금의 나는 어려움과 슬픔을 같이 해오며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나의 아내와 가족들을 생각하며 그동안 청렴한 공직 생활을 해왔는가 내 자신을 한번 되돌아본다.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들이 옛날 선조들이 강조 하던 청렴을 제대로 실천하며 생활하고 있는지, 그리고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소방공무원으로 임용이 되어 지금까지 약 20여년을 공직에 몸을 담고 생활하고 있다.
군 생활을 마친 후 생활의 구심점을 잡지 못하던 나에게 대학 진학이라는 희망이 생기게 되었고 그 후 4년간 학업을 마치고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기회가 주어졌다.
졸업과 동시에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소방서로 첫 발령을 받아 새내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초 임용을 받을 당시 공무원의 생활은 매우 궁핍했었고 임용과 동시에 신혼 생활을 해야 했던 나에게는 적은 봉급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또한 당시 업무에 익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방서의 소방검사 업무는 구역별로 2인 1조를 이루어 수개월 동안 진행되었으며 비번일(24시간 근무 후 다음 쉬는 날)에도 여지없이 실시되었으며,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전화 설치가 어렵던 당시 사정으로 인해 아내에게 연락하기도 매우 어려웠다.
그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부 직원은 소방검사 시 관계인에게 금품을 받아 생활비에 충당하는 사례가 종종 음성적으로 들리곤 했다.
금으로 말하자면 생계형 비리 형태라고 할까?
또한 일부에서는 상납이란 연결고리도 있는 듯 하였으나 신출내기인 나로서는 그런 행태를 잘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주변에 그러한 병폐는 사라진지 오래 되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공직생활을 하는 공무원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특히 지역적인 특색이 강한 지역의 민원을 처리할 때면 주위로부터 각종의 청탁과 급행료 성격으로 금품 제공 행위가 만연했지만 그러한 유혹도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민원인의 편에 서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 줌으로써 원만하게 행정을 처리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민원담당 공무원이 민원인으로부터 금품 등을 받아 민원을 처리하는 불미스런 행위가 있었다면 공무원으로서 징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공직의 첫 걸음에서부터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만약 내가 다가오는 잘못된 유혹들을 다른 잘못된 공직자처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았다면 과연 오늘의 나와 가족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아직까지도 일부 지역에서 부적절한 공직 비리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거나 관련 기관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공직을 떠나는 사례를 보면서 평소 공직자로서 청렴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 없이는 절대적으로 자신과 가정을 지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봉사자로 자리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한 청렴관련 부서의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사정 의지 실천으로 깨끗하고 청렴한 공무원만이 진정한 공직자임을 천명하고 있는바, 이제는 국민의 봉사자로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타성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하고 진정한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청렴하고 깨끗한 공직자상을 이루도록 전 공무원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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