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따로 민생따로 세상이 ‘따로국밥’
정치따로 민생따로 세상이 ‘따로국밥’
  • 김인철 편집국장
  • 승인 2007.02.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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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탈당사태로 난파 위기를 맞은 열린우리당 호(號)가 정세균 의원을 새로운 ‘선장’으로 선출했다. 정 의원은 1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투표 없이 의장으로 합의추대됐다.
정 의장의 최우선 과제는 이날 전대에서 결의된 대통합신당 추진을 차질없이 진행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일치된 견해다.
대통합신당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당내 관망파들의 추가탈당 사태가 불가피하고 이는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는 우리당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실제로 현재 우리당 내 가장 유력한 차기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의 경우 대통합신당 추진작업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빚어질 경우 언제든 탈당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전 의장을 수장으로 하는 재야파 내에서도 향후 한달 가량 지켜본 뒤 대통합신당 추진작업의 성과가 없을 경우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정 의장이 앞으로 한달 길어도 두달 내에 대통합신당 관련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우리당은 추가탈당 사태가 이어지면서 침몰할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정 의장은 내주 중 대통합추진기구를 발족한 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시민사회세력과의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당이 중심이 된 대통합추진기구가 과연 신당 추진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또 가시적 성과를 거둘 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우리당 자체의 동력도 문제이지만 탈당파 의원들이 구성한 새 교섭단체인 `통합신당모임’, ‘민생정치 모임’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대통합추진 과정에서 이질적인 당내 세력들을 최대한 하나로 유지해 나가는 것도 정 의장의 과제 가운데 하나다.
우리당은 집단탈당 사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통합신당파와 중도파, 친노(親盧) 세력 등 다양한 집단이 공존하고 있어 모든 당내 세력들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대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당사자들의 내부진통 못지않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또한 곱지않다. 민생을 내팽개치고 정치권이 온통 정권장악에만 혀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정치따로 민생따로 였으면 좋으련만 정치가 민생의 발목을 잡고있는 한 서민경제 회생은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선거의 계절이 가혹한 시련의 계절이었다면 선거가 결국 국민을 볼모로 ‘흡혈’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내외부 사정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실타래처럼 얽힌 정국을 보면서 국가적 현안인 한미FTA협상과 북핵문제 등 국가적 사안이 너무 중대한 시점에 대통령은 또 해외순방중이다. 모두가 국익을 위한 것이며 국가발전을위한 것이라는 것을 잘안다. 그렇지만 민심이 정치권을 떠나고 국정신뢰도가 추락해 있는 시점에 국가를 경영하는 모든 이가 한번쯤은 ‘정치가답게’굴어보기를 바란다. 하다못해 민생을 위한 제스츄어라도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 아닌가.
국민은 알면서도 속고 모르면서도 아는 채하는 그런 바보가 아니다. 봉으로 알고 봉으로 대하는 한 정치권의 미래는 이땅에 없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인지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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