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어사 박문수가 나타났으면
[데스크 칼럼] 어사 박문수가 나타났으면
  • 최춘식 국장
  • 승인 2007.08.1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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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가짜는 있었나 보다. 이조시대에 암행어사 박문수가 조선팔도를 암행사찰에 나섰을때의 일이다.
어느 상놈이 갖은 나쁜짓을 다하여 돈을 벌고보니 양반행세를 하고싶어져 돈을주고 양반 자리를 사서 타관으로 이주하여 양반행세를 하며 거들먹거리고 살고 있었다고 한다. 양반이 된 그는 제멋대로 살게 되는데, 하는짓이 하도 눈뜨고는 볼 수 없어 주위사람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을때 어사 박문수가 그가 살고있는 지방에 내려가게 된다.
어사 박문수는 과연 소문대로 양반행세를 똑같이 하는 그를 만나게 되는데, 아주 양반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여 분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어사 박문수가 한가지 꾀를 내어 수행하인에게 지시를 하였는데, 그 지시내용이 가관이었다. 어사는 양반행세를 하는 그의 집의 화장실 접시위에 대추두개와 밤한톨을 올려놓을 것을 지시하고 가짜 양반이 화장실을 다녀온 후 즉시 가서 확인토록 지시한 바, 접시위에 놓인 대추와 밤이 그대로 남아있어 그때 바로 관아에 고하여 이놈은 진짜 양반이 아니라며 체포할 것을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의 풍습에 양반들은 화장실에 가면 두개의 대추로 양편의 코를막고 밤을 까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가짜양반은 모든 것을 다알고 있는 척 했지만 거기까지는 알지 못하여 양반이 아님이 탈로났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요즘 가짜 박사들에게도 이러한 방법으로 그들을 시험해 본다면 틀림없이 박사학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당장 알수 있을텐데, 왜 그들이 뻔뻔스럽게 행세하도록 놓아두는 것인지. 어사 박문수와 같은 지혜로운 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드는 요즘이다.
흔히 말하기를 대학에서 사각모자를 쓰는것은 아직은 모가 나 있다고 하여 사각모자를 쓰도록하고, 대학원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에서부터는 뿔이없는 둥근것을 쓰는데, 이는 즉 둥그럽게 다듬어졌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한다. 둥글게 다듬어져 있는 줄 알았던, 박사라는 사람들이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니, 돈을 주고 산 거짓이었다니. 과연 그들을 믿고 공부를 한 우리 학생들은 무슨 죄인가.
몇년전에 돌아가신 재벌총수는 초등학교의 학력이 전부이지만 이 나라의 재벌총수가 되었으며, 김모 장관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이지만 장관까지 지냈다.
그밖에도 초등학교 졸업으로 도지사를 지내사람 등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인사들이 많다. 자기가 공부한만큼한 공부했다고 하면 되는것이고, 그 안에서 열심히 살면 되는것을 왜 박사학위증까지 돈주고 사서 거드름을 피고 사는것인지 그들의 속을 들여다보고 싶을 따름이다.
공부라는것은 자기의 비운곳을 채우기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살면서 노력과 정직으로 견문을 넓혀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도 충분하지 않을까. 학력위조는 허세다.
이와같은 허세는 하루속히 버리고 지금부터라도 좀더 정직하고 있는그대로의 내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호박에 줄이 그어진다고 해서 수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걸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만일 어느기회에 실력으로 검증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어떤방법으로 대처하려고 속이고 또 속이는가.
이 세상의 가짜들이여, 지금이 기회이다. 양심을 선언하고, 가면의 탈을 벗어던지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그것만이 자기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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