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됐다는데… 서민들은 “장볼 때 슬퍼…”
물가 안정됐다는데… 서민들은 “장볼 때 슬퍼…”
“정부가 물가가지고 얘기하는 것 자체에 배신감 느껴”
  • 뉴시스
  • 승인 2012.04.0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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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말 믿지 마. 진짜야. 그 사람들 아무것도 몰라.”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허모(여·63)씨는 ‘정부가 물가가 지난달에 조금 올랐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허씨는 “고등어 한 손에 3000원 하던 게 지금은 1만원을 달라니 살 수가 있어야지”라며 “물론 옛날 생각하면 안 되지만 자기들이 값 다 올려놓고 조금 올랐다고 하면 쓰나”라고 혀를 찼다. 함께 수산시장을 찾은 김모(여·59)씨는 “이제 찬거리가 비싸다는 건 당연해서 가격이 싸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며 “정부가 물가가지고 얘기하는 것 자체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물가, 물가 얘기하는 데 달라진 것은 없고 (찬거리가) 비싼 게 당연해서 시장에 가도 당연히 몇 가지 못 사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장을 볼 때마다 이런 저런 슬픈 생각이 들어 배신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판매된 국내산 고등어는 3마리(큰 것)에 1만원, 조기 20마리(작은 것)에 1만원, 갈치 1마리(큰 것)에 2만원이었다. 주꾸미도 1㎏에 3만5000원이었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에 대한 불신은 상인들에게서도 들을 수 있었다. 상인들은 “기자들도 정부 말 믿고 허튼 소리를 너무 많이 한다.”며 “(정부와 기자 모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이어 “정말 주꾸미 같은 경우에는 작년보다 두배가 올랐다.”며 “정부가 뭘 조사해서 발표하는지 모르지만 (기자가 물은 것처럼)조금 오르거나 희망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산지랑 여기 도·소매에서 파는 것도 가격이 다 다른데 뭘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며 “심란하다.”고 소리쳤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올랐다. 박재완 장관은 6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3월 소비자 물가가가 19개월만에 2%대로 떨어졌다.”며 “물가안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각 부처와 자치단체, 민간 부문의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수산물은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3.8% 올랐다. 그 중 서민 생선이라 할 수 있는 고등어 가격은 6.9%, 멸치는 2.8%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공한 지난해 3월 고등어 한 마리의 가격은 4047원으로 올해 3월의 3521원보다 비쌌다. 그러나 2010년 3월에는 3055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이미 1000원 가량이 오른 후에 500원 가량 내린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고등어 가격이 조금씩 다시 오르고 있다.”며 “어획량에 따라 달라지는 수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수산물에도 시스템 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과 재작년에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사람들이 적당한 가격을 내놓아도 비싸다며 무조건 깎아 달라고 해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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