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불통은 ‘관용 없는’ 승자 독식주의의 산물
[충일논단] 불통은 ‘관용 없는’ 승자 독식주의의 산물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2.07.23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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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는 이념이 ‘밥그릇 싸움’을 포장하는 용도로 동원될 때가 많았고, ‘승자 독식주의’는 사회 분열로 이어지기 마련이 됐다.
특히 승자 독식주의는 강한 연고 문화, 정실 문화를 낳았다. 개혁 정부라는 과거 정부가 ‘지배 세력 교체’를 내세움으로써 외려 승자 독식주의를 강화했다. 반대편에서는 체면상 ‘밥그릇 타령’을 할 수는 없으니 명분을 갖춰 욕하는 게 바로 ‘좌파 타령’이었다. 과거 정부는 보수파는 물론 줄 서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했다. 꼭 개혁파가 맡아야 할 일을 빼고 문을 활짝 열고, 독식하지 못하게 살펴야 했다. 정권이 논공행상과 보은을 위한 전리품 이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승자 독식주의로 배제된 사람들이 엄청난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끔 배려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승자 독식주의는 MB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기묘한 모양새를 띠게 되었다. ‘고소영 신드롬’이 그것이다.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을 이르는 신조어에서 승자 독식주의가 강화되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직도 밥그릇 싸움을 위한 편 가르기와 승자 독식주의라는 습속을 버리지 못한 채 우리 편의 집권만이 살 길이라고 외쳐대고 있으니,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지자체장 선거가 끝나고 난 직후 곧바로 찬·반대자가 엇갈리고 있다. 승자로서 아량을 베푸는 시혜성 (施惠性) 발언으로 들렸다. 통상 지지자들은 후보가 내건 공약이 좋아서 아니면 인간적 매력에 끌려서 찍을 수 있지만 결국은 이해관계가 판단 기준이 된다. 선거를 통한 권력의 획득 목적이 편 가르기를 통한 밥그릇 챙기기다.
지자치장들이 승진, 선호하는 부서 등에 인사를 한 것도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은차원에서 한자리씩 나눠 준다. 선거직은 재선·3선하려고 자기사람 심어 표 관리하는 게 기본이다. 승자는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기 때문에 중간파나 반대자들은 국물도 없다. 오히려 밉보였다가는 핍박과 박해를 당할 수 있다.
현재 각자치단체장들이 승자독식주의가 판친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모든 분야에서 선거 때 어느 쪽으로 줄 섰느냐로 엇갈린다. 주류와 비주류 개념도 똑같다. 어떤 공조직에도 영향력이 큰 사람은 뒷배경이 있게 마련이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큰 소리 친다. 후보와 과실을 나눠먹는 사인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선거 때 돈 써가며 선거 운동하는 것도 결국은 자기 몫 많이 챙기기 위해서다. 자치단체장들의 권한이 실로 막강하다. 각 의회와 집행부를 어느 당이 장악하느냐 따라 달라진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먹이사슬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 실정으로 보면 각 자치단체장을 가까이서 보좌했거나 선거 때 물불 안 가리고 도왔던 사람들을 측근으로 많이 기용이 됐다. 냉정히 살피면 그 사람들의 능력이 뛰어 나서 쓴 것이라기보다는 선거 때 도와준 인간적 관계가 더 끈끈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측근이 란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오래 호가호위(狐假虎威)하다 보니 민심이 그 사람들 때문에 더욱더 나빠졌다.
그 예로서 어느 시에서는 7월 정기인사에 인사원칙 없이 시장이 54·55년생 가운데서만 5급에서 4급, 그 외 6급에서 5급, 6급 이하 등 승진과 전보인사를 혈연, 지연, 학연으로 차기 재선을 바라고 자기 사람 심기 놓기 인사를 단행하여 직원과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사실이 있었고 또한 직원 포상 심사에서도 시 공적심사위원들이 선정한 직원이 상신되지 않고 시장과 중학교 동창생으로 변경하여 상신하였으나 상급기관에서 타락되는 등 고집불통 인사로 설왕설래된 사실이 있는 관용 없는 승자 독신주의의 산물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정이라고 각종 매스컴에 보도된 사실이 있었다. 그리고 당선된 자는 조, 석으로 급한 결재이외는 각종 행사 장소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고 애경사를 방문하는 등 얼굴 알리기에 전념함으로 자치단체에 대한 업무 파악이나 직원들 복무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차기 재선만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각종 선거로 갈기갈기 찢겨져 있는 민심을 달래기커녕 내 사람 심어 놓기 행정으로 각 행정기관마다 줄서기가 공식화되고 있다. 하나로 힘을 모아도 힘든 판인데 자치단체장들이 선거 때 자기를 도와준 사람들만 집중적으로 챙기는 바람에 지역이 분열됐다.
빈수레가 요란하듯 지금 사회는 승자독식만 설쳐대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관변서 꿀단지 맛을 본 사람들은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장본인들인 만큼 책임이 크다. 제발 자치단체장에 당선된 분들이시여! 당랑거철(螳螂拒轍)처럼 행동하지마시고 앞을 내다보면서 탕평인사로 화합과 단결된 모습을 보여 퇴임 후 활구자승어사정승(活拘子勝於死政丞) 이 안되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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