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결혼 적령기 남성 미혼율 급증하고 있어
[기고] 결혼 적령기 남성 미혼율 급증하고 있어
  • 권광식 교사 천안도하초
  • 승인 2012.07.3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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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0년 24만2590명… 다섯 명 중 한 명꼴, 서울시에 거주하는 35~49세 미혼 남성이 지난 20년간 10배 넘게 증가했다. 서울시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통계로 본 서울 남성의 삶’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6월 2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2만4239명이던 35~49세 미혼 남성은 2010년 24만2590명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미혼 여성이 6.4배 늘어난 것과 비교해 훨씬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연령대의 미혼율도 크게 증가했다. 1990년 남녀 모두 2%대인 미혼율은 2010년에는 남성의 미혼율이 20.1%로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미혼율 11.8%의 두배 수준이다.
어제는 하루 종일 폭염소식과 함께 서울시 통계청의 통계가 각종 뉴스를 장식하고 있었다. 왜 미혼 남성이 늘어나고 있는가? 그것도 같은 연령대의 여성에 비해 두 배가 넘는 비율로. 미혼 남성의 증가는 국가적인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출산율 저하의 큰 원인이다.
한 연구자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사라질 민족으로 우리민족을 꼽고 있다고 한다. 미혼 남성의 결혼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남성 미혼 증가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런데 필자가 쓰고 있는 이 글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가정 문화 속에서 나고 자란 남성의 눈으로 살펴보고 남성의 시각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이라는 한계 말이다.
우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자.
첫째, 전통적인 가정관과 여성 참여가 확대된 사회 현상과의 괴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과학 문명이 발달과 산업화에 따라 산업현장에는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남성 노동력만으로 커져 버린 산업체의 노동력을 채우는 데는 한계가 나타나게 되었다.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확대만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은 늘었으나 아직도 가정의 경제 문제 해결은 남성 몫으로 인식되고 있는 문화 지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성도 경제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남성만이 가정을 이루는 순간 집안의 경제를 책임져야한다는 사회 공동체의 의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둘째, 젠더로서의 남·여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남자는 부엌 근처에 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현대 이전 대부분의 문명권에서 가사는 여성의 몫이었다. 전통적인 가사는 가족 구성원의 섭생을 위한 조리 업무와 의생활 관리 등이었다. 밥 짓고 빨래하고 집안 청소 등 가사는 여성에게 잠시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일의 양이 많고 강도가 높은 일이었다. 가정에서 요리하고 바느질 하는 것, 여자만의 고유 업종이었다. 쉰을 넘긴 우리 세대들을 보면 라면 하나 제대로 끊일 줄 모르고 세탁기 못 돌리는 사람이 태반이다. 밖에서 노가다를 하고 말지 아궁이 앞에서 땀 흘리며 밥 짓지 못했다. 그런데 밥 짓고, 빨래하는 것, 과학 문명의 덕택으로 많이 쉬워졌다.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다. 마누라가 해주지 않아도 나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셋째, 다양한 밤 놀이 문화의 개발과 활성화이다. 예전의 우리 선조들은 해만 지면 즐기고 놀만한 문화가 없었다. 집에서 가문의 대를 잇는다는 맡겨진 책무 이외에 마땅히 야간에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없었다. 술 추렴이나 도박 정도였을까? 그리고 밤만 되면 세상은 칠흑같은 어둠이었다. 우리 선인들의 보편적 사고는 밤에는 귀신이 나다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현대는 불야성이다. 오히려 밤의 세계가 더 휘황찬란하다. 그리고 성인을 위한 각종 오락들이 생겨났다. 이런 영향으로 굳이 섹스가 주는 환희만을 추구하지 않고도 더 많은 기쁨을 얻게 되었다. 같이 있다 보면 여러 가지로 불편해질 것이 뻔한 남과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원인들을 잘 분석해보면 남성을 결혼이라는 판에 유인할 수 있는 유인책은 분명해진다.
전통적인 가정의 프레임에 변화가 필요하다. 가정이란 아빠, 엄마, 아들, 딸이 있고, 아빠는 이러해야 하고 엄마는 이러해야 한다. 이런 규격화된 사고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가정의 안 살림을 아빠가 할 수도 있고 엄마가 할 수도 있다. 이것은 형편에 따른 것이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 필요하다.
어깨가 축 쳐져 있는 미혼 남성들이 결혼은 가장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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