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도 고쳐쓰지 말라
[충일논단]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도 고쳐쓰지 말라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2.08.06 19: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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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밭에 들어가 짚신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다시 고쳐 쓰지 마라는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正冠)이란 말이 있다.
남의 오이 밭에 들어가 짚신을 다시 신다가는 오이를 따서 버선 또는 짚신 속에 숨기거나 오얏나무 밑에서 오얏을 따서 갓을 다시 쓰는 척하면서 오얏을 갓 속에 숨겨서 훔쳐 나오는 것으로 남의 의심을 받을 짓을 절대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말이다. 남의 밭에 들어가 수상한 짓을 하다가 도둑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사전에 의심받을 짓을 하지 말라는 격언이다. 오이가 익은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으면 마치 오이를 따는 것같이 보이고, 오얏이 익은 나무 아래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 쓰려고 하면 오얏을 따는 것같이 보이니 남에게 의심받을 짓은 삼가라는 뜻이다.
전국시대에 제(齊)나라는 위왕(威王)이 즉위한 지 9년이 되도록 나라가 편안하지 않았다. 그것은 못된 신하 주파호(周破胡)에 의해 국정이 휘둘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후궁인 우희(虞姬)가 주파호의 횡포와 음흉함을 왕에게 호소했다. “주파호는 뱃장이 검은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등용하지 않음이 옳습니다. 대신에 북곽선생(北郭先生)이라는 현명하고 덕망이 있는 분을 부르십시오” 이것을 안 주파호가 거꾸로 우희와 북곽선생이 내통하는 사이라고 모함하였다. 왕은 우희를 9층 누각에 감금하고 직접 심문했다. 우희는 “저에게 죄가 있다면 첫째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관을 바로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지키지 않은 것이고, 둘째는 평소에 사람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우희는 자신의 불찰을 사죄하고 주파호의 비위를 예를 들어가면서 호소하였다. 우희의 말을 들은 왕은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는 듯 함을 느꼈다. 왕은 그녀의 유폐를 풀고 간신 주파호를 삶아 죽였다. 그리고 정사를 바로잡아 제나라를 다시 부강하게 만들었다.
실례를 들어보면 어느 시의 경우 시장과 모 소장과의 중학교 동창생인데, 정부포상 계획에 의거 농업관련 한해대책 등에 혁혁한 공이 있는 공직자를 포상추천토록 하여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시청 모 과장에 대한 서면심사를 거쳐 포상대상자로 선정하였으나 시장에게 보고 시 시장동창생인 모 소장으로 수상자가 변경됐다는 설이 유포되어 매스컴에 보도되자, 해당자인 시장은 포상 선정 보고하라는 공문을 본적도 없고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서면심사를 하여 시장 결재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면서 말로 표현 못할 정도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시청에서는 어느 간부 누군가가 하나 나서서 시장과 무관하다는 내용설명을 하여야 하나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궁금증만 더해가던 중 시청 자유게시판에 당시 업무 담당자가 해명의 글을 올려서 결국에는 시장이 결재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시장이 특정인을 포상자로 변경지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밝혔졌다.
그러나 시장 주변에서는 일인득도 계견승천(人得道 鷄犬升天)이란 말과 같이 집안 한사람이 출세하면 그 집닭까지 하늘로 올라간다는 말이다. 이 말처럼 혈연, 학연 지연들이 출세하려고 이런저런 말을 하기 때문에 해당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혹시 축구서종(畜狗曙鐘)이란 말과 같이 기르는 개가 발꿈치를 문다는 뜻을 헤아리기를 바란다.
이와 같이 뭔가 깔끔하게 일처리가 안 되었을 때는 그 이유를 살펴보고, 즉시 반성하고 ‘연유가 이러하여 잘못되었다. 취지와 결과는 같으나 처리과정에서 이런 저런 잘못이 있어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었다’라는 설명을 즉각 하고 상대방을 보듬어 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최근에는 구화지문(口禍之門)이란 말은 자주들 하고 있는데 이 말은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처신하는 곳마다 몸이 편하다 하여 항상 입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입으로 나쁜 말을 하는 것은 날카로운 칼로 제 몸을 베고 있는 것과 같다. 악한 사람을 칭찬하고 착한 사람을 헐뜯어서 입으로 갖가지 허물을 짓는다면, 이것은 악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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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u 2020-06-20 07:09:58
오이 밭에서 갓 끈이었었나 하고 찾아봤다가 재밌고 좋은 내용들, 어른의 지혜를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올라간 모든 이가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은 아닐 것인데 요즘 매스컴을 듣고 있노하면 모조리 도둑놈들 처럼 보이게 하니, 자극적인 뉴스만 보도하는 것도 일종의 좋지못한 이간질이요, 나라를 허무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시장의 사례와 같이 공직자들의 미담이나, 오해들을 자주 보도해주어 선조들의 교훈과 같이 덕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퍼뜨려 저 사람과 같아야 하겠다 라는 마음을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많이 심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