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당으로 치닫는 통합진보당이 안타깝다
[사설] 분당으로 치닫는 통합진보당이 안타깝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8.06 1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진보당 신임 당 대표에 신 당권파의 강기갑 후보가 선출됐지만 갈라진 틈새를 메꾸는데 역부족이 되면서 어렵게 모아진 진보세력의 통합이 깨지게 됐다.
앞서 강기갑 후보는 당직선거에서 2만861표(55.8%)를 얻어 1만6479표(44.2%)를 얻은 구 당권파의 강병기 후보를 이기고 새로운 대표를 맡으면서 문제가 된 이석기 의원 등의 제명을 추진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그 결과 탈당사태가 속출하면서 사실상의 와해위기에 들어선 통합진보당이 결국 해체를 선언, 새로운 분당의 제잘길을 걷게 될 모양이다.
통합진보당이 과감한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던 겅기갑 대표체제도 이로써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6일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의 분당 선언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름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손보는 정도의 재창당으로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며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당의 발전적 해소를 포함한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 해체작업을 예고했다.
또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은 10년의 성과를 계승하고 동시에 구태와는 결별하는 창조적 파괴”라며 “분당이냐 탈당이냐는 근시안적 질문과 답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에 대응하는 담대한 결단”이라고 새 정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남은 길은 통합진보당을 뛰어 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뿐”이라며 “국민 앞에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대안을 내놔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당원과 국민들에게 절망과 환멸을 초래한 패권주의와 철저히 결별하고 민주적이며 상식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구당권파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어 “모든 당원 여러분께서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의 길로 나서 달라”며 “진보정치의 회생과 도약을 위한 길을 함께 결의해 달라”고 새 정당 창당 작업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구당권파는 신당권파가 주도하는 신당창당과 관련해 당분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내분수습의 향배는 야권연대 구축 등 연말 대선구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 내분이 현실화 될 경우 또 다른 양상으로 번질 것이 전망된다.
신 당권파가 북한의 인권, 핵개발, 3대 세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혁신안을 제시한 것은 대국민 신뢰회복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야권연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하겠다.
강 대표는 혁신 재창당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고위원 5명이 신 당권파와 구 당권파 각 2명, 그리고 중립성향의 범 울산연합 출신으로 구성되는 등 정파 간 세력균형이 팽팽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분당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대변한다.
진보 진영이 이번 대선에서 통합의 대열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분열의 자중지란에 빠질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들의 선택에 달렸겠지만 모처럼 하나된 진보세력의 분열이 가시화될 경우 이들이 추진했던 하나된 노선의 봉합도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안타까움도 커질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