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에게서 개혁의지 안 보인다
[사설] 검찰에게서 개혁의지 안 보인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1.2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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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검찰이 내부 개혁 논의로 분주하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검 간부와 일선 검사장들을 잇따라 만나 개혁방안을 논의하는 등 내부 반발과 자성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의 한 검사는 내부 통신망에 ‘검찰 개혁만이 살 길’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현직 검사의 거액 수뢰와 성추문 사건 등으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검찰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정해진 각본에 따라 짜여진 수순으로 조작됐다는 사실이 들통나면서 검찰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져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검찰 내부의 위기감이 자발적인 개혁논의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 국민들이 배신감으로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검찰이 늦게나마 그동안의 잘못을 돌아보고 스스로 자정과 개혁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검찰의 내부 개혁 논의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검찰이 과연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개혁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미심쩍어하는 여론이 오히려 더 많다.
각급 검찰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혁논의가 짜여진 각본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개혁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던 검사의 글도 ‘일선 검사들이 이렇게 주장하면 진정한 개혁안인 것처럼 비치고 총장님이 결단해서 수용하는 모양새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배경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일각에선 한상대 총장 등 검찰 수뇌부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지금 드러난 사실들을 보면 국민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 국민들이 질책하고 있는 것은 검사가 거액의 금품을 받고, 성행위를 하고, 여론조작까지 시도하고, 재벌총수 봐주기 구형을 하는 것 같은 행태들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낳은 검찰의 조직문화를 개탄하는 것이다. 마땅히 검찰 개혁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조직 전체를 혁신하는 내용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여론이다. 스스로 철저하게 바뀔 각오가 없으면 결국은 외부의 강제가 뒤따르는 것은 필연이며 이는 중수부 폐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대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검찰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제 살도 주저없이 깎아내려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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