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도 일할 수 있다는 사회적 풍토 아쉽다
노인도 일할 수 있다는 사회적 풍토 아쉽다
  • 채홍걸 논설 실장
  • 승인 2007.02.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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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구 Exco에서는 전국에서 4000 여명의 노인이 참석한 가운데 2007 전국 일하는 노인 전진대회를 지켜 볼 수 있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 노인복지 관련 내외 귀빈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자축공연과 함께 축하인사도 곁들여 졌다. 대회참가자 모두 함께 구호도 외쳤다. “노인도 일할 수 있다”였다. 정말 현실에 적합한 구호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노인정책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유시민 장관의 말을 빌리면,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이 찾는 일자리수는 모두 65만여명으로 추산되지만 지난해 8만여명을 소화했고 올해는 11만 여명으로 늘리고 점차 35만 여명으로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대상노인의 절반도 혜택을 받지 못할 정도로 방관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그러면서도 복지국가의 모범국가인양 입만 열면 매년 복지예산을 증가했느니, 장밋빛 정책 양산에 혼신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세월에 우리노인이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받아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겠는가? 한국은 고령화 사회에서 이제 초·고령화시대로 접어 들고 있는데 노인복지대책은 너무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다. 좀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사회분위기가 ‘노인도 일할 수 있다’는 인식의 사회풍토조성이 시급하다. 노인은 무능력하며, 일자리를 제공하면 모셔야 한다는 생각들이 팽배한 것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이 같은 그릇된 인식과 통념을 추방하지 않고서 열매를 맺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리 주변에는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 그리고 오래된 연륜에서 나오는 슬기와 지혜를 가진 인생선배, 노인들이 5백만명이나 된다.
그러나 많은 노인들은 경노당이나 공원 등지에서 장기 바둑을 두면서 무료하게 소일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의 피와 땀이 아니었으면 어찌 오늘의 번영을 이뤄 냈겠는가? 노인들의 공과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앞만 보고 달려 온 그분들이 역할상실, 고독, 빈곤,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사회구조변화 때문에 국가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사회적 부양부담이 날로 증가 일로에 있는 우리나라 미래가 염려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첫째, 연령과 관계되는 모든 차별을 철폐해야 하며 건강한 노인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노인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총력을 기우려야 한다.
셋째, 국가는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기초 노령연금제도와 노인 수발보험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다행히 지금 기초노령연급법과 노인수발보험법이 국회에 계류중인데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꼭 통과하는데 여야 모두 힘써야 할 것이다. 시작은 작지만 창대해지리라는 성경 구절처럼 500 만 노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도 청·장년을 거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노인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왜 모를가? 젊은 세대들에게 마지막으로 던지고 싶은 말씀은 이렇다. 노인들의 본심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가정과 사회, 그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것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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