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우주산업의 남은 숙제
[충일논단] 우주산업의 남은 숙제
  • 이범영 부국장 당진 주재
  • 승인 2013.01.3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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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의 세번째 발사로 비로소 한국이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클럽에 등재하는 우주위성 발사국이 됐다.
하지만 이번 나로호의 성공발사 성과는 이제 우주산업에 첫 걸음마를 뗐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일각에서는 마치 우주강국으로 합류했다는 생각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 나로호 성공을 위해 핵심기술인력에 참여했던 전문가들 조차 이같은 생각에 강한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앞선 국가들에 비해 우리 투자력과 기술이 미천하고 경쟁적으로 뒤따르는 주자들에게 이 분야가 추월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때문이다.
문제는 국가적인 관심과 투자다. 이제야 우리가 절반의 성공을 통해 첫 발을 뗀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함과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무지가 작용한 원인이 크다.
문제는 국산화이지만 이 과정의 노력과 비용을 외국사례와 비교한다면 우리가 들인 투자나 노력을 매우 부족한 것이 이전 성공에 뒤돌아 보아야 할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이번 나로호 추진은 일본과 중국의 우주산업 적극화로 인해 한국이 위협을 느끼면서 진행된 것이라는 점이 설득력을 준 것 같다는 외신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분명한 한가지는 이번 나로호 발사성공이 앞으로 한국 사회에 이 분야 투자를 앞당길 수 있도록 가속화해야 한다는데 모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위성산업은 매우 뒤져있어 47년의 차이가 나고 중국도 경제력을 바탕으로 우주분야에 매우 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로켓기술은 북한과도 6, 7년이나 뒤지는 등 우리의 환경은 말 그대로 열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중에는 이런 후진적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원인으로 정부와 정치권의 우주사업에 대한 미적지근한 자세가 발사체 국산화를 늦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한 인식을 지적한 것으로 국가와 국민들 사이에 우주사업 그것 꼭 해야 하냐는 의심, 당장 민생이 중요하지 그거 안 해도 잘살지 않느냐는 안이한 인식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우리는 우주사업의 가치를 이렇듯 인정하지 않는 풍토 속에서 돈 조금 줄 테니 해봐라는 정도였다가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과 은하 3호를 쏘니까 이제야 공포심이 들고 발등에 불이 됐다는 인식이 든 것이다.
이제라도 우주사업은 과학기술, 교육, 국방의 총아로 단순히 하늘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만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왜 수십년 전부터 우주사업과 관련된 독립된 기구를 만들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자성론이 일면서 그나마 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서 우울증과 대인공포증을 호소하며 성공적 발사에 매달렸던 연구진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도 부족함이 없다.
더구나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팀들이 정부 출연연구기관 중의 한 기관, 즉 ‘원 오브뎀’일 뿐으로 조직 예산 측면에서 위상이 낮고 외부 입김에 취약한 환경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공적 발사는 기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 또 이들을 방관하고 무시했던 국민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역시 이 분야에 대한 육성 필요성과 함께 의지를 갖고 있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앞으로의 과제가 더욱 중요한 만큼 발사시험장을 시급히 확보하고 대기업 등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우주사업에 끌어들이고, 국가는 간섭 대신 예산 지원에 힘쓰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일본 역시 초창기에는 미국산 로켓기술을 가져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자국기술화에 성공했듯이 우리에게도 남은 과제는 산적해 있다.
국내 최초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10년만에 발사에 성공하고 전 세계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면서 이제 온 국민의 관심은 순수 국내기술만으로 완성된 한국형 발사체(KSLV-Ⅱ)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초 2025년으로 예상됐던 달 탐사를 2020년까지 앞당겨 시도하겠다고 밝히고 ‘나로호의 꿈’까지 실현되면서 개발시기가 2∼3년 가량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명실상부한 자력 우주발사국이 되기 위한 시험대인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성공 관건은 뭘까. 전문가들은 의외로 기술력보다는 예산과 인력, 정부 의지 등 비(非) 기술 분야를 성공의 키로 꼽고 있다.
이제 2020년 달에 우리 로켓을 보낸다는 계획을 앞당길 수 있는 총체적 육성 로드맵을 다시 세우고 과학강국을 통해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한 노력과 투자가 확대되는 숙제를 우리가 신속하게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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