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실시공 불감증(2)
[기자수첩] 부실시공 불감증(2)
  • 서중권 본부장 세종주재
  • 승인 2013.02.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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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지난 21일 내포 신청사에 대한 실내공기 측정 결과를 밝혔다. 도는 폼알데하이드 등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주요 물질이 모두 권고·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고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이는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신축 건물 입주에 따른 새집증후군을 우려해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참 다행한 일이다. 생활권이 바뀌어 어려움이 많을 직원들이, 그나마 근무환경에 잘 적응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은 위로가 될 수 있다. 도의 이 같은 보도는 발 빠르게 대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궁금한 것은 지난달 초 신청사에서 발생한 부실시공에 대한 언급은 없다.
준공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천정에서 물이 줄줄 새는 등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도는 함구하고 있다.
도는 청사내의 실내공기 측정결과는 신속하게 언론에 공개, ‘친환경건축물 예비인증’을 받고 올해는 본 인증이 수여된다는 홍보로 부실시공 논란을 잠재우려는 ‘꼼수’를 쓰려는 걸까?
실내공기의 질이 좋다고 부실 시공된 청사가 온전할 리 없다. ‘친환경건축물’일지라도 물이 줄줄 새는 건축물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도는 새청사 부실시공에 대한 점검 및 실태에 대해 밝히고, 시공과 감리 감독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 타산지석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첫 마을 아파트입주자들의 분노는 아직도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올 겨울 내내 이들은 창가 등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물로 인해 마음까지 얼어붙었다.
수 백 명의 입주자들은 발주처인 건설청 앞에서 한 달 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속 시원하게 답해주는 기관은 없다. 건설청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LH는 시공사로 그 책임을 떠 넘기려하고 있다.
시공에 참여한 업체는 모두 국내굴지의 건설업계이다. 무리한 공기와 값싼 자재, 거기다 부실시공 불감증이 결국 저급한 건축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기관과 감독, 감리가 없다. 이 현상을 빚어낸 시공사의 책임 또한 묻지 않고 있다.
내포신청사를 건립한 시공사가 본지가 취재하고 있는 BTL(민자유치사업)공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시공 불감증이 치료되지 않는 한 모든 피해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시민들 모두 감시의 눈을 크게 뜨고 보자. 부실시공이 사라질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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