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이집트인들이 만들어 낸 피라미드
[충일논단] 이집트인들이 만들어 낸 피라미드
  • 고일용 부국장 편집국 경제행정팀
  • 승인 2013.05.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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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주택을 도입해 양적 공급확대에 메달린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이 큰 정책실패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몇년 간 진행돼 온 끝없는 전월세의 급등을 잡겠다며 주차장 설치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이른바 도시형주택공급환경을 적극 장려했다.
그 결과 지난해 주택공급 인·허가 12만3949건 중 80%가 소형건축에 집중돼 과잉공급이 불가피해 졌다. 하지만 평균 입주율 53%, 수도권도 50.5%에 불과한 초라한 실적과 함께 분양가 3.3㎡당 2213만원으로 폭등하고 임대료도 덩달아 올라 당초 의도한 모든 목표를 빗나갔다.
급기야 건축대상자가 수익률이 떨어지자 통매각도 나오는가 하면 준공 전 경매되는 사례도 급증하자 다시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게 됐다.
그 결과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각종 건축 인허가상의 수혜를 제공함으로써 대학가와 역세권, 도심에 집중 공급됐던 도시형생활주택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 정책은 과도한 규제완화에 힘입어 단기간에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난개발을 부추겼다는 지적과 함께 결국엔 수요를 다 찾지 못해 미분양물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임대수익도 뚝 떨어지면서 ‘정책실패’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한마디로 엉터리 정책을 만들어 엉터리 집행으로 엉터리 결과를 양산했다.
그러니 아이들 장난으로 던지는 돌멩이에 우물 안 개구리는 생명이 왔다갔다 한다는 말이 현대판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 하다.
이런 정책난맥상을 들여다 보니 마치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연상된다. 당시에도 왕의 무덤건축을 놓고 벌인 공사프로젝트가 얼마나 무모했던 것인지가 드러난다. 피해규모로 본다면 아마도 지금 엉터리정책을 믿다 엉터리가 된 선략한 국민들 심정과 당시 피라미드 건축에 동원된 백성들의 원망지수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루10만여 명이 1년에 3~4개월씩 20여 년 그러니까 총 2000여 일 동안 연인원 2~3억명이 동원됐다는 추측과 함께 미국의 한 학자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쌓기 위해 하나에 약 2.3t이나 나가는 돌덩어리들을 옮길 때 바람의 힘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알려진 이집트인들의 피라미드 건축에는 정해진 원칙이 있었다.
나일 강 서쪽이면서 물이 잘 잠기지 않는 곳을 골라 피라미드 세울 곳을 정한다. 피라미드를 짓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한다. 모래와 자갈을 치우고 바위로 된 바닥이 드러나게 한 후 편평하게 다진다. 피라미드의 네 면이 향하게 될 방향을 정해 동서남북을 표시한다. 피라미드 주변의 채석장에서 가져온 석화암(무게 2~3톤)으로 가운데에서부터 첫 단을 쌓기 시작한다. 바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거기에 나무 쐐기를 박은 다음, 쐐기에 물을 부으면 나무가 불어나면서 바위가 쉽게 쪼개진다.
피라미드 내부에 방을 만들 때 사용되는 단단한 바위는 기자의 피라미드 공사장에서 1000km나 떨어진 이스완에서 구해와야 하므로 힘 좋은 일꾼들을 고용하는 것은 필수다.
하지만 이집트 사람들은 수레나 말을 이용한 운반법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돌덩이를 굴림대 위에 올려놓고 밧줄로 끌고, 동시에 지렛대로 밀어내면서 운반했다.
피라미드가 점점 높아지면서 돌을 쌓기 힘들어졌다면 피라미드 옆에 돌을 운반할 수 있도록 흙으로 경사로를 쌓는다. 경사로는 피라미드 주위를 도는 나선형이나 피라미드와 마주 보는 직각으로 만들 수 있으니, 취향에 맞는 걸 선택하면 될 일이다.
높아지는 피라미드에 따른 경사로 유지를 위해 많은 흙을 동원해 쌓아갔는데 경사로는 피라미드 둘레의 4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피라미드 공사가 끝난 후 경사로를 제거하는 작업만 해도 무려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때 왕의 방은 피라미드 꼭지점 바로 아래에 오도록 만들고 피라미드가 완성되면 최고급 석회암으로 겉을 덮고, 매끈하게 다듬어 끝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피라미드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도 이 피라미드의 정교한 건축기술은 현대건축도 따라가지 못하는 정교함과 과학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학자와 과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엉터리 정책을 집행하는 우리 정책입안자들은 단기간에 고통없이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소시민을 무덤으로 몰아갔다.
기술도 못 미치는 현대건축기술을 무기삼아 소시민들을 도산으로 몰고 간 얄팍한 정책관여자들을 이제라도 찾아내 그들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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